[로팩트 신종철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정연순)은 20일 조종장교로 진로가 좌절된 일반장교들이 전역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처우는 일반장교의 직업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는 최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공군 조종장학생 중 조종장교로 선발되지 못한 일반장교는 임관 후 7년 동안 전역을 할 수 없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한다.

공익인권변론센터에 따르면 “많은 대학생들이 조종장교가 되기를 희망하며 공군 조종장학생 제도에 지원하지만, 공군조종장학생 제도를 통해 조종석에 앉게 되는 사람은 한정적이다”라며 “사관학교 출신, 학군 출신 등에서 먼저 조종장교를 선발하고, 남는 인원에 한해 조종장학생 출신에게 조종장교로서의 자리가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따라서 공군 조종장학생 중 상당수는 비행교육과정에서 탈락해 조종과는 관련 없는 일반장교로 복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반장교는 단기 복무장교로 3년의 의무복무기간에 공군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기간(일반적으로 4년)을 가산해 복무할 것을 요구받고, 공군 관계 법령은 일반장교는 위 기간(7년) 동안 전역을 신청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변은 “사관학교 출신 장기복무 장교들은 국비로 교육받고 수당까지 지급받지만, 장교로 임관한 후에는 5년차에 전역을 신청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장교에게 임관 후 7년 동안 전역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 봉쇄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조종장교로 선발된 사람은 장기복무 장교가 되어 직업이 보장되고, 본인이 지급받은 장학금과는 관계없이 5년차에 전역할 수 있다”며 “일반장교에게는 이런 혜택이 부여되지 않고 남은 복무기간 동안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에 종사해야만 공군을 떠날 수 있다. 조종장교가 된 사람에게는 혜택만을, 조종장교가 되지 못한 사람에게는 불이익만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변은 “일반장교는 대안적인 진로선택을 위해 전역의 필요성이 더욱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7년간의 복무기간 중 전역을 일체 지원할 수 없고, 30~33세가 되어서야 열악한 취업시장에 내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종장교가 되기를 희망했으나 조종장교로 진로가 좌절된 일반장교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전역해 다른 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공군이, 젊은 청년들의 발목을 7년 동안 잡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이런 일반장교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는 일반장교의 직업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익인권변론센터는 “이에 10월 19일 국가인권위에 진정해 일반장교에 대한 인권침해 및 차별을 확인하고, 공군 조종장학생제도와 관련한 법령을 개선하라는 제도개선권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민변은 공익인권변론센터는 끝으로 “인권으로서 자유로운 직업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은 누구에게나 보장된 근본적 권리이고, 또한 공군 내 특정집단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은 허용될 수 없다”며 “이번 진정을 통해 불이익을 받고 있는 공군조종장학생 출신 일반장교들의 인권이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신종철 기자 master@lawfac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