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불법 현수막을 설치하면, 설치한 사람뿐만 아니라 광고주에게도 과태료가 부과되며, 벽보나 전단과 같이 불법 현수막도 수량에 따라 과태료가 산정되고, 중복 위반 시에는 위반 횟수에 따라 가산금도 부과된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는 이와 같이 불법 현수막 과태료 부과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에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
현수막은 가격이 저렴하고 짧은 기간 집중 홍보가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에 광고주의 선호도가 높아 매년 사용량이 증가해 왔다. 최근에는 아파트 분양물량이 급증하면서 지자체에 신고하지 않고 설치하는 불법 현수막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옥외광고센터에 따르면, 전국 현수막 설치 신고건수는 2011년 246,236건에서 2015년 592,304건으로 71.2% 증가했으며, 전국 현수막 정비건수도 2011년 6,178,352건에서 2015년 9,749,894건으로 173% 증가했다.
지방자치단체는 현행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법) 제10조 및 제20조에 따라 이런 불법 현수막을 표시하거나 설치한 사람 또는 광고주 등에게 제거명령을 하고, 불법 현수막을 표시하거나 설치한 사람에게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옥외광고물법 상 불법 현수막 제거명령 대상자와 과태료 부과 대상자가 다르게 규정되어 있어 일선 지자체는 담당자 재량으로 과태료를 부과해 왔다.
또 동일한 현수막을 대량으로 부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장 당’ 과태료가 부과되는 벽보, 전단과 달리 별도의 과태료 금액 산정단위가 없어 담당자의 재량에 따라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해 왔다.
이로 인해 동일한 수량의 불법 현수막을 설치해도 지자체 담당자에 따라 과태료 부과금액에 큰 차이가 발생했고, 중복 위반할 경우에도 가산금 부과 규정이 임의규정이고 위반 횟수에 따른 구체적인 부과기준이 없어 지자체 담당자는 가산금을 아예 부과하지 않거나 임의로 판단해 부과해 왔다.
‘식품위생법’ 등 다른 법률은 위반 횟수별로 과태료 범위를 정해 부과하고 있으나, ‘옥외광고물법’ 및 동법 시행령은 가산금 비율 30%만 규정하고 있다.
권익위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 A시의 경우 불법 현수막 정비건수는 275,105장이었는데, 과태료가 부과된 현수막수는 25,901장으로 불법 현수막에 대한 과태료 부과비율이 9.4%에 불과할 정도로 실효성 있는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권익위는 이와 같은 불법 현수막 과태료 부과기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옥외광고물법’ 상 불법 현수막 과태료의 부과 대상자에 광고주 등을 포함시켰고, 불법 현수막 과태료 산정 시 유사한 광고매체인 벽보, 전단과 동일하게 ‘장 당’ 부과하도록 했다.
또 중복 위반에 따른 가산금도 다른 법령의 가산금 부과기준과 동일하게 의무적으로 부과하되, 세부 부과금액은 위반 횟수별로 지자체가 정하도록 했다.
권익위 제도개선총괄과 관계자는 “그동안 불명확한 규정으로 불법 현수막 설치에 관여한 광고주 등이 과태료 처분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동일한 위반에도 지역에 따라 과태료 부과금액이 현저히 차이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이번 제도개선으로 이런 불합리한 사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