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고용노동부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1위 업체 SPC그룹의 각종 '갑질'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월 11일부터 6개 지방고용노동청이 합동으로 실시한 파리바게뜨 근로감독 결과, 파리바게뜨가 가맹점 근무 제빵기사를 불법파견(무허가 파견 등)으로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파리바게뜨에 대해 제빵기사 등 5,378명을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지시하면서, 미이행 시 사법처리 및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위원장 김 진)는 논평을 내고, “우리는 고용노동부의 이번 조치가 점점 더 악용되고 있는 변칙적 간접고용에 제동을 건 중요한 감독행정으로 높이 평가하며, 파리바게뜨가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들은 형식적으로 ‘협력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와 가맹점주 사이의 도급계약에 따라 가맹점에서 근무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가맹본부인 파리바게뜨 품질관리사를 통해 출근시간 및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지휘·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은 “종래 파견근로관계가 사용사업주(원청)-파견사업주(하청)-파견근로자 사이 3자 관계였다면, 여기에 ‘가맹점주’까지 보태지면서, 마치 4차 사이 또는 중첩적인 간접고용 관계가 성립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협력업체는 이들의 업무수행에 관해서 아무런 지휘·명령을 하지 않고, 가맹점주의 관여도 거의 없었으며, 실질적인 사용사업주 역할을 수행한 것은 가맹본부인 파리바게뜨였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이어 “사실, 시장에서는 이렇게 겉모양을 바꾼 다면적 근로관계가 확산되고 있어, 사용자들은 얼마든지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도급수수료 등의 이름으로 중간착취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졌으며 노동자들의 지위는 더욱더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노동관계법 상의 사각지대 문제를 상기시켰다.
민변은 “고용노동부가...겉보기에 전형적인 파견근로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을 살펴 불법파견임을 인정하였다.”면서, “이번 근로감독결과는 고용노동부가 이러한 고용관행의 문제점을 간파하고, 파견법의 취지에 맞게 그 해석을 하고 적극적으로 법을 집행하려고 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민변은 끝으로 “앞으로도 이와 같이 신속하고 적극적인 근로감독과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탈법적이고 변칙적인 고용관행을 시정해 나가는 일이 더 자주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