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최근 들어 국민권익위원회에 연구개발비 부정수급 신고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연구원 인건비를 부풀려 청구해 차액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국립대 교수들에게 사기죄의 유죄를 인정해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한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따르면, 국립 P대학교의 A교수는 2011년 4월경부터 2015년 6월경까지 경기도의회사무처가 발주한 ‘경기도 선택형 맞춤농정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 등 19개의 연구개발 용역을 수행하면서, C연구원에게 다른 연구원들 명의의 통장을 일괄 관리하도록 지시하고, 연구과제에 참여한 22명의 연구원들 인건비를 부풀려서 P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청구하고 총 416회에 걸쳐 합계 4억6천여만원을 교부받아 그 중 3억1천여만원만을 인건비로 지급하고 나머지 차액인 1억5천여만원을 편취했다.
또 같은 대학의 B교수는 2013년 6월경부터 2015년 6월경까지 ‘전기방사공정을 이용한 에너지저장용 스마트 직물제조 및 의료용 제품개발’ 등 11개의 연구개발 용역을 수행하면서, 연구과제에 참여한 3명의 연구원들 인건비를 부풀려서 P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청구하고 총 254회에 걸쳐 합계 1억4천여만원을 교부받아 그 중 1억6백여만원만을 인건비로 지급하고 나머지 차액인 4천여만원을 편취했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박상인(사법연수원 36기) 판사는 이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 A교수와 B교수에 대해 모두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를 인정해, “피고인 A를 징역 10월에, 피고인 B를 벌금 1천만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B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고 판결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박상인 판사는 이 사건 판결의 양형이유에서, A교수에 대하여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추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오랜 기간 동안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편취금액의 규모 또한 상당히 크고, 약 2,700여만 원의 피해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며, 편취금 중 상당 부분을 자신의 차량 할부대금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정황도 엿보인다는 점’들을 불리한 정상으로 보면서, 다만, ‘동종 전력이 없고, 편취금액 중 1억2천3백여만원을 공탁했으며,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과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해 양형기준을 하회한 형을 정하였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B교수에 대하여는, 역시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추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오랜 기간 동안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편취금액의 규모 또한 작지 않다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보면서, 다만, '초범이고,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으며, 편취금의 상당 부분을 소속 연구원들을 위하여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또한 피고인은 교육부의 감사 착수 후 인건비 지급 대상 연구원들에게 편취금액 중 약 3천4백만원의 인건비를 지급했고, 그와 별도로 피해자를 위해 편취금액 전액을 공탁했으며,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과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해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재정·보조금비리를 중점수사하고 있는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조세범죄중점수사팀은 2015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대학교수 등의 연구비 편취사건을 집중 수사해 적발된 대학교수 15명을 기소했으며, 국민권익위원회는 2일 8년간 정부지원 연구개발비 26억원 횡령사건을 발표하면서 20여건의 연구개발비 부정수급 신고를 접수해 확인중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이전기사 :권익위, 8년간 정부 연구개발비 34억 중 26억 빼돌린 업체대표 적발
다음기사 :행정심판, ‘주변에 병원 많다는 이유로 한 산재의료기관 지정 거부처분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