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대법원은 공석인 법원행정처장에 김소영(52세, 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을 19일자로 겸임 발령했다고 18일 오후 늦게 밝혔다. 지난 5월 23일 고영한(62세, 11기) 대법관이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처장직에서 물러난 지 57일 만이며, 사법부 역사상 여성이 법원행정처장에 발탁된 것은 처음이다.

 임기만료를 두 달 남겨두고 법원 안 밖에서 사퇴요구까지 받고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장 인사를 한 데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익명의 법원 관계자는 “9월 말 이후 취임하는 새 대법원장은 김소영 처장을 그대로 유임할 수도 있고, 새로 임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법원행정처장의 임기는 통상 2년이지만, 김소영 신임 법원행정처장은 내년 11월 대법관 임기가 만료된다.

 

김소영 법원행정처장

김소영 신임 처장은 1965년 11월 17일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서울 정신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인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으며, 1990년 3월 법관으로 임용돼 서울민사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고등법원, 서울가정법원, 대전고등법원, 법원행정처 등에서 근무했고,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 재직 중 2012년 11월 2일 역대 최연소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김소영 처장은 각급법원에서 민사, 형사, 행정, 가사재판 등을 두루 맡으며 소송당사자를 배려하는 원만한 재판 진행과 함께, 사실혼관계 파탄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 인정, 연예인 장기전속계약의 불공정성 시정, 보안사 간첩조작 피해자 국가배상책임 인정 등의 판결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보호에 힘써왔으며,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결을 해왔다는 것이 법원의 평가다.

 김소영 처장은 특히 여성법관 최초로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장, 법원행정처 총괄심의관을 역임했으며, 양형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시절 뇌물범죄에 대한 합리적이고 엄격한 양형기준 마련 등의 공로로 근정포장을 수상했다.

 한편, 19일(수) 저녁 7시 대법원 인근에서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이하 ‘법원본부’)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가 개최된다. 법원본부는 1만 명의 법원공무원이 조합원으로 구성된 법원 내 유일한 노동조합이다.

 법원본부는 “기울어진 저울로 상징되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바로 설 때까지 국민의 편에서 싸우겠습니다.”라고 밝히며, 법관블랙리스트 작성 및 은폐의혹,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을 법원공무원과 시민이 함께 들며, 국민을 위한 법원을 만드는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어 전국법관대표회의는 24일(월) 오전 사법연수원에서 제2회 회의를 열어 법관대표회의 상설화 방안과 법관 블랙리스트 재조사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19일 법원행정처장으로 취임하는 김소영 처장이 법원 안팎에서 분출되고 있는 법원개혁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