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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 새 법원행정처장에 ‘천대엽’ 대법관 임명

“형사법 전문성, 추진력·소통·공감·화합의 리더십으로 합리적 사법제도 구현 적임자”
[한국법률일보] 조희대 대법원장이 5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의 후임으로 천대엽대법관을 2024. 1. 15.자로 임명했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관 중에서 대법원장이 임명하며, 대법원장의 지휘를 받아 법원행정처의 모든 사무를 관장하고, 법원의 사법행정사무를 감독한다. 법원행정처장은 재임기간 동안 재판은 담당하지 않으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와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등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김상환 현 법원행정처장은 2021. 5. 8.부터 약 28개월 동안의 법원행정처장직을 마치고 2024. 1. 15.자로 대법관으로서의 재판업무에 복귀한다.

대법원 인사총괄심의관실 관계자는 천대엽 신임 법원행정처장은 약 28년 동안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재판 및 연구 활동과 사법행정업무를 담당해 왔고, 2004년 및 20082회에 걸쳐 66개월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법률이론과 재판실무에 관한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갖추었다.”면서, “해박한 법률지식, 뛰어난 균형감각, 엄정한 양형 및 형사법 분야의 탁월한 전문성에 기초한 재판과 판결로 법원 내·외부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으며, 적극적인 추진력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화합의 리더십으로 국민을 위한 합리적인 사법제도를 구현하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데 헌신적인 노력을 해나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천대엽 신임 법원행정처장은 1964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 성도고와 서울대 법과대학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제21기로 수료하고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서울지법·창원지법 통영지원 판사, 부산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동부지법 판사, 부산지법·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2021. 5. 8. 대법관으로 임명했다.

천대엽 신임 법원행정처장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부장판사와 2016년 서울고등법원 형사부 부장판사로 근무하면서 증거법에 입각한 엄격한 유무죄 판단과 공정한 양형을 했다고 인정받는 형사법 전문가로, 재판업무에 매진하면서 2012년 성범죄 사건 심리에 관한 유의사항을 집필하고, 2014년 집필위원회 대표로 성범죄재판실무편람을 발간함으로써 성범죄사건에 관한 재판실무의 개선에 기여했다.

주요 판결로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재직 시, 성폭력 피해자인 아동이나 지적 장애인이 주요 피해부분에 대해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나머지 사소한 부분에 대한 진술이 다소 부정확하더라도 그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면서, 지적장애인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해 성폭력 사건 재판에서 피해자인 아동 및 지적 장애인의 인지적 특성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 재직 시에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해 학교안전법에서 정한 유족공제급여는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책임제한 없이 전액 지급하는 것이 학교안전법의 취지이므로 피해자 기왕증을 이유로 과실상계할 수 있게 규정한 학교안전법시행령 규정은 위헌임을 선언하고, 학교안전사고 사망자 유족이 안전사고 공제금 전액을 지급받도록 해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분쟁의 궁극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학생의 생명과 안전을 중시하는 판결을 했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재직 시에는 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 형식으로 이해단체로부터 정상적 수준 이상의 금원을 출판기념회 찬조금으로 수수하는 행위는 뇌물죄에 해당하고, 국회의원실 직원들의 급여를 직원간 재분배 형식으로 모아 재분배하는 행위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한다고 선언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국회의원의 각종 기부금과 정치자금 부정수수에 대한 경종을 울렸고, 부동산 이중매매에 관한 기존 대법원 판례의 타당성이 문제된 사건에서는 부동산매매에서 중도금 수수행위만으로 매도인이 매수인의 사무처리자 지위에 서는 것은 아니므로 중도금 수수 후의 이중매도한 매도인의 행위가 배임죄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선언해 민사적 거래관계에 대한 형사적 개입의 정당성에 관한 공론화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대법관으로 재직하면서는, 원청업체와 직접 계약하지 않은 재하청업체의 노동자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재해보상보험이 담보하는 사업의 상당 부분을 맡아 작업했다면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된다고 판시해 근로자재해보상보험의 보장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사회적 약자인 재하청업체의 근로자가 정당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호했고, 스토킹처벌법상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와 관계없이 스토킹 행위에 해당하고, 그런 행위가 반복되면 스토킹 범죄가 성립하며, 또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가족 등에 대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는 비교적 경미한 수준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반복돼 누적될 경우 상대방이 느끼는 불안감 또는 공포심이 비약적으로 증폭될 수 있어 스토킹 범죄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을 함으로써 스토킹범죄 피해자를 보다 두텁게 보호할 수 있게 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양형기준 설정 및 수정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등 양형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에 기여했다.

사법행정 분야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6기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 설정 및 수정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신양형기준시스템을 도입해 형사재판 업무에 있어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새로운 정책을 수립 및 시행해 양형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에 크게 기여했고, 학계와 실무를 망라한 양형연구회를 창립해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양형에 관해 심도 깊은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은 물론 국민 양형체험 프로그램을 오픈해 형사재판에 있어 양형절차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였다.

2019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 시에는 고등부장 3인으로 구성된 고등법원 실질대등재판부를 공동 운영함으로써 미래 지향적인 항소심 재판모델을 실무에 정착시키는 기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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