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불법건축물이어서 객관적인 평가 및 보상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미 받은 포항지진피해 지원금을 환수하는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7년 11월 포항지진으로 피해를 입고 포항지진피해 지원금을 받았다가 불법건축물이라는 이유로 지원금 환수 처분을 받은 포항시민이 제기한 행정심판청구사건을 심리한 결과, 이미 지급된 지원금을 환수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주택 파손 피해를 입었다며 2020년 10월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심의위원회’)에 피해자 인정 및 지원금 지급 신청을 했고, 심의위원회는 A씨 주택에 대한 지진피해를 인정하고 약 48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그런데 2022년 11월, 심의위원회는 A씨의 주택이 불법건축물이라는 이유로 이미 지급된 지원금에 대해 환수 결정을 했고, 이에 A씨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 사건 행정심판 절차에서 심의위원회는 “불법건축물의 경우에는 그 구조, 면적 등을 확인할 수 없어 객관적인 평가 및 보상이 어렵다.”면서, “지원금 환수 결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는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포항지진피해구제법’)에 근거해 마련된 국무총리실 산하의 심의기구로서 정부 및 민간위원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2020년 5월 29일부터 2022년 11월 28일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포항지진 피해자 구제 및 지원에 관한 업무를 수행했고, 실무업무는 지원금의 보조금 집행기관인 포항시가 맡았다.
포항시에 따르면, 소유자 오류, 중복지급, 불법건축물, 평가산정 오류 등을 사유로 한 포항지진피해구제지원금 환수대상은 2023. 5. 2. 기준으로 ‘504건, 21억2천2백만 원’이었고, 이 중 402건, 16억2천2백만 원이 납부돼 징수율은 76.4%였다.
이 사건을 심리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 <포항지진피해구제법>에 불법건축물에 대한 지원금 지급 제한규정이 없는 점, ▶ A씨가 지진피해 발생 이전부터 불법건축물에 대한 재산세를 납부하고 있었던 점, ▶ 건축물의 구조, 면적 등은 현장조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이미 지급된 지원금을 환수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박종민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위원장 겸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포항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사람 등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구제를 통해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공동체 회복을 도모하려는 포항지진피해구제법의 입법취지에 따른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중앙행심위는 위법·부당한 사례로 국민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행정심판 사건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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