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불법택시 영업 혐의로 기소돼 약 4년간 형사재판을 받아온 카니발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운영사와 전 경영진이 대법원의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오석준)는 이재웅 ㈜쏘카 전 대표이사와 ㈜쏘카, 박재욱 VCNC(주) 전 대표이사와 VCNC(주)이 모바일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에 운전자를 함께 제공하는 ‘타다’ 서비스를 운영한 행위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위반죄에 해당한다며 기소된 사건의 상고심에서 1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면서, 피고인들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대법원 2022도13414)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장관의 면허를 받도록 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는 사업용자동차를 사용해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VCNC가 개발한 ‘타다’라는 이름의 앱으로 쏘카 소유의 11인승 카니발 승합차의 임대와 운전자 알선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승객이 ‘타다’ 앱을 실행하면, 11인승 카니발 승합차에 대기하고 있던 운전자에게 승객의 위치정보를 발송해 승객과 운전자를 연결시켜 주고, 운전자가 승객의 위치로 찾아가 승객을 목적지까지 운송하면, 승객이 ‘타다’ 앱에 미리 저장해 둔 신용카드를 통해 요금이 결제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영업이 이루어졌다.
피고인들은 2018. 10. 8.경부터 2019. 7. 22.경까지 쏘카 소유의 11인승 카니발 승합차 약 1,500대를 이용해 여객을 운송하면서 약 268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검찰은 이로써 피고인들이 공모해 국토교통부장관의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함과 동시에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자동차를 사용해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해 여객자동차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기소했다.
이에 대해 타다측은 “운전자 알선을 포함한 자동차(렌터카) 대여 서비스”로 합법이라고 반박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타다 서비스가 구 여객자동차법에 의해 허용되는 ‘운전자 알선 포함 자동차대여’ 인지, 금지되는 ‘유상 여객운송 인지’ 여부”와 “타다 서비스를 통한 유상 여객운송사업에 대한 피고인들의 고의 및 위법성 인식 유무”였다.
이 사건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무죄’(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단7006),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1-1부(장찬·맹현무·김형작 부장판사)도 ‘항소기각’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노845)을 선고하면서, 타다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1·2심 법원은 무죄 판단의 이유로 먼저 타다 약관의 해석 및 거래구조 상 “타다의 이용약관 및 계약의 문언을 객관적으로 해석하면, 쏘카는 타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에게 운전자를 알선해 승합차를 대여해주고 그 대여료를 받는 것이고, VCNC는 회원에게 타다 서비스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계약서 작성, 결제대행, 정산대행 등에 대한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이므로, 타다 서비스는 기존에 허용되고 있던 운전자 알선을 포함한 자동차 대여(렌터카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타다와 유상여객운송의 차이점으로 “타다는 타다 서비스에 회원가입해 차량 이용을 사전 예약한 특정 회원에 대해 기사를 알선해 자동차를 대여할 뿐, 노상에서 승차를 요청하는 불특정인의 요구에 즉흥적으로 응하지 못하므로, 불특정 다수의 여객을 자동차로 운송한다고 할 수 없다.”면서, “결국 타다는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한 것이 아니라, 운전자를 알선해 자동차를 대여한 것이고, 이는 구 ‘여객자동차법’ 제34조 제2항 단서, 구 여객자동차법 시행령 제18조 제1호 바목에 따라 허용되는 행위다.”라고 설시했다.
1·2심 법원은 또한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는 종래 렌터카 업계에서 적법한 영업형태로 정착돼 있었고, 피고인들은 타다 서비스의 출시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수차례 협의했으며, 합법적 운영을 위해 서비스에 대한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다.”면서, 피고인들의 고의나 위법성 인식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일 대법원의 판단도 “피고인들의 여객자동차법위반의 점에 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여객자동차법’ 제34조 제2항과 제3항 및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면서, 항소심 판결을 수긍하고,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이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자신의 SNS에 “혁신은 죄가 없음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인됐다. 하지만 안타깝다. 4년 가까운 긴 시간동안의 싸움끝에 혁신은 무죄임을 지속적으로, 최종적으로 확인 받았지만, 그사이 혁신이 두려운 기득권의 편에 선 정치인들은 법을 바꿔서 혁신을 주저 앉혔다.”면서, “함께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가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새로운 이동의 선택을 반겼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 이동의 약자가 되었다. 혁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주저 앉힌 사람들은 여전히 기득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아울러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가를 저주하고, 기소하고, 법을 바꾸어 혁신을 막고 기득권의 이익을 지켜내는 일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교훈이 아닐까 한다. 저의 혁신은 멈췄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의 편익을 증가시키는 혁신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고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다 서비스가 불법이 아니라는 확정판결이 나왔지만, 타다 측은 렌터카를 활용한 과거의 영업방식을 재개할 수는 없다.
타다 서비스 시행 이후 불법 논란과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커지자, 2019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과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 등이 발의한 소위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2020년 국회를 통과했고, 타다측은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했다.
VCNC와 쏘카는 개정 여객자동차법이 이용자의 이동수단 선택을 제한하고 운전자를 알선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했으나, 헌법재판소는 2021년 6월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이 초단기 자동차대여와 결합됨에 따라 사실상 기존 택시운송사업과 중복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동등한 규제를 받지 않는 유사영업이 이루어지면서 사회적 갈등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심판대상조항은 공정한 여객운송질서 확립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종합적인 발달을 도모함과 동시에, 중소규모 관광객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는 관광에 관한 요건을 추가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하면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2020헌마651)
이후 타다측은 개정 여객자동차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중형택시을 이용한 ‘타다 라이트’ 고급택시를 이용한 ‘타다 플러스’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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