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재건축조합원들에게 아파트 동·호수를 우선배정한다는 관리처분계획 결의가 있음에도 일반분양 구간을 포함해 동·호수 추첨을 실시한 재건축조합과 조합장은 동·호수 추첨권을 박탈당한 조합원들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제19민사단독 이성욱 판사는 강모씨 등 재건축조합원 5인이 재건축조합과 조합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1년 4개월여 만에 원고승소 판결을 선고했다.(대구지방법원 2021가단145656)
2005년 3월 대구광역시 중구청장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대신2-3지구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재건축조합’)은 2005년 9월 사업시행인가, 2007년 4월 관리처분인가, 2015년 6월 정비계획 변경에 따라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은 후, 2015년 10월 임시총회를 개최해 관리처분계획변경(안)을 의결했고, 대구 중구청장은 2015년 11월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고 이를 고시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당시 관리처분계획은 별첨자료의 동·호수별 분양가 정리표에서 조합원 분양세대는 평형별로 빨간색, 파란색, 녹색으로 표시하면서 일반분양세대와 구분했다.
또 관리처분계획 제10조(건축시설물의 분양기준)에는 ‘조합원 아파트 동·호수 추첨 및 결정방법’에 관해 ‘조합원 우선배정 구간 외의 구간 중 저층부(1층~2층)와 우선배정 구간 외의 다른 동을 희망하는 조합원은 조합이 정한 동․호수 추첨일 10일 전에 우선배정 신청을 하면 시공자와 협의해 배정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재건축조합은 2015년 12월 조합원 분양아파트에 대한 동·호수 추첨을 실시하고, 2016년 1월 초 조합원들에게 결과를 통지했다. 그 후 재건축조합은 2016년 1월 말 일반분양절차를 진행해 일반분양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런데 문제는 관리처분계획과 달리 조합원 분양아파트 동·호수 추첨 시 일반분양구간을 포함해 진행한 데서 발생했다.
강모씨 등 재건축조합원 5인은 재건축조합과 조합장이 조합원 우선배정이라는 관리처분계획에 반해 동·호수 추첨을 실시해 일반분양구간에 배정한 것은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의 주장에 대해 재건축조합과 조합장은 “별첨자료에 표시된 조합원 우선배정 구간은 각 평형별로 신청한 조합원 수를 알기 쉽게 표시한 것일 뿐 아파트 분양시 조합원들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할 세대를 특정한 것이 아니므로, 임시총회에서 조합원 우선배정 구간 확정에 대한 결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이성욱 판사는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은 관리처분계획으로 정한 주택 등의 분양청구권을 가지므로 조합원으로서는 관리처분계획에 따른 동·호수 추첨권을 가진다고 할 것인데, 재건축조합장이 조합원 우선배정 구간을 정하고 이를 대상으로 조합원들에 대한 동·호수 추첨을 하기로 하는 내용의 관리처분계획에 관한 결의에도 불구하고 일반분양 구간을 포함해 동·호수 추첨을 실시한 것은 조합원들의 동·호수 추첨권을 박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성욱 판사는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대해서는 “원고들을 포함한 조합원들은 관리처분계획에서 조합원 우선배정 구간으로 지정된 156세대를 배정받을 수 있었고, 각 평형 및 방향, 층수에 따라 그 분양가가 달라지는 점 등을 참작하면, 피고들의 위법한 동·호수 추첨으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손해는 손해발생시를 기준으로 원고들이 배정받을 수 있었던 156세대 아파트의 시가와 분양가를 고려해 산정한 평균 기대수익에서 원고들이 취득한 각 아파트의 시가와 분양가를 고려해 산정한 실제 수익을 뺀 차액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성욱 판사는 이에 따라 “재건축조합과 조합장은 원고 강모씨 등 4인에게 각 3천4백만 원, 원고 김모씨에게 5천8백만 원 및 위 각 돈에 대해 2019. 1. 1.부터 2023. 4.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가집행할 수 있다.”고 선고했다.
대신2-3지구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전 조합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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