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지난 2월 28일 30대 전세사기 피해자, 4월 14일 20대 전세사기 피해자에 이어 4월 17일 새벽, 30대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가 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임에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스스로 감당하라는 것은 지극히 부당하다며 정부가 문제 해결의 전면에 나서 보다 전향적인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위원장 이강훈 변호사)는 17일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라는 논평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로 인한 계속되는 피해자들의 사망 소식에 깊은 안타까움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아울러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를 전수 조사하고 보다 전향적이고 실질적인 피해 구제 대책을 제시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정부의 연이은 대책 발표에도 희망을 버리고 사망에 이르게 되는 이유는 윤석열 정부의 대책이 피해자들에게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2월에 전세사기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을 때,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얼마나 사람이 죽어야 하느냐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간절하게 호소를 했다.”면서, “정부의 기존 대책은 LH 보유 주택을 이용한 긴급 주거지원, 그리고 대출 연장이나 대출 전환 또는 추가 대출 대책 등이 중심이 됐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그 후 2023년 3월 29일 ▶ 임차보증금보다 늦게 발생한 당해세에 대한 보증금 우선 보호, ▶ 경공매 종료 전이라도 신규 긴급저리 전세자금대출 지원, ▶ 경공매에서 보증금을 다 회수하지 못해 전세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경우 보증기관이 대위 변제 후 분할 상환하도록 하거나 연체정보 등록 유예를 추진하겠다는 국토교통부 발표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정부 대책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피해자들이 희망을 얻지 못하고 심지어 죽음에까지 이르렀다면, 정부는 기존 대책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전향적으로 개선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모든 대책의 전제로 법원의 경매 계속 진행을 즉시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 중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이고 개별적인 피해구제대책이 제시돼야 한다.”면서, “주택 경매가 계속 진행되면서 상당수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들은 사실상 곧바로 파산 상태에 들어가게 되는데 기존 정부 대책이 그런 피해자들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무엇보다도 정부는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피해 조사에 들어가서 정확한 실태 파악과 함께 피해자들이 안게 된 문제들을 조사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의 선구제, 투입 비용의 후회수 대책,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주거지원 대책, 파산 및 회생에 대한 소송구조 지원 대책, 선순위 국세채권의 부동산별 안분 등 피해 유형별로 빈틈없는 구제 대책을 수립하고 지원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심리 상담과 치료를 위한 지원을 긴급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변 민생경제위는 끝으로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더 이상의 죽음은 없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전세사기 파동은 정부가 만든 전세보증, 전세대출, 임대사업자 제도라는 제도적 환경 속에서 지난 수십년간 방치해온 주택 임차인의 계약 전 정보 부족 문제까지 겹쳐져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라면서, “그 피해를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스스로 감당하라는 것은 지극히 부당하다. 정부가 문제 해결의 전면에 나서 보다 전향적인 대책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