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반성문 2부, 탄원서 2부, 근절서약서 1부, 심리교육수료증(3일), 상담사 의견서···’ 성범죄 사건 피고인들의 감형을 목적으로 특화된 성범죄 감형자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다수 등장해 광고를 하고 있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감형효과가 없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2022. 10.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헤어진 연인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된 A씨: 형사재판 중 합의서를 제출했으나, 피해자를 상대로 조사 후 보복이 두려운 마음에 합의서를 작성해 준 사실, 접근금지 필요 상황 등 양형조사 결과가 제출돼 ‘징역 5년 및 접근금지 등 준수사항 부과’형 선고.
<2022. 11.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의 아동·청소년들을 성폭행한 B씨: 피고인이 비록 초범이고 일부 사실관계 자백하고 있으나, 피해자들과의 합의된 관계라고 주장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바, 상당 기간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성이 크다고 설시하며 ‘징역 20년’형 선고.
대검찰청 공판송무부는 14일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대검에 보고된 주요 성범죄 판결문 91건을 전수분석한 결과, 기부자료나 반복적인 반성문 제출을 ‘진지한 반성’ 인자로 인정해 설시한 판결문은 없었고, 오히려 피고인의 변명 취지나 피해자에 대한 태도 등에 근거해 피고인의 반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양형이유로 중형을 선고한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고 밝혔다.
앞서 성범죄 감형 패키지 서비스 업체들의 무분별한 광고가 난무하고, 성범죄자들이 인터넷 카페 등에서 감형자료 목록을 공유하면서 반성문, 기부자료 등을 양형자료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법원에 제출하며 감형을 시도하는 사례가 다수 있어 성범죄자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대검찰청은 2022년 6월 일선 검찰청에 성범죄 등 양형자료의 진위를 면밀히 확인하고, 허위 양형자료 작출과정에서 파생되는 범죄를 엄단할 것을 지시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2년 6월 이후 일선 검찰청에서는 합의서 작성 과정에서의 강요나 위조 등을 적발해 엄벌하고, 피해의 심각성과 피해자의 처벌의사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법정에 제출하는 등 양형조사를 강화해 꼼수감형 시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는 “‘반성’이 양형이유로 설시된 경우는 주로 자백 및 피해자와의 합의가 있거나, 자백하면서 피해회복의 노력을 한 사정, 초범인 사정 등이 함께 설시됐다.”면서, “양형기준상 ‘진지한 반성’은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 피해회복 또는 재발방지를 위한 자발적 노력 여부 등을 조사, 판단한 결과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하는바, 이에 해당하지 않는 단순한 기부자료, 교육이수증, 반성문의 반복 제출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 관계자는 “검찰은 앞으로도 수사 재판 중에 제출되는 양형자료들의 진위와 경위 등을 더욱 면밀히 조사해 부당한 양형자료가 감형사유로 참작됨이 없이, 죄에 상응하는 정당한 처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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