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경찰이 임시 접수한 고소·고발 사건은 고소인, 피고소인, 범죄사실, 처벌 의사표시 등 법적 요건을 미충족한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속하게 수리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고충민원사건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고소사건을 임시 접수한 후 한 달 동안 수리를 지연하다가 고소인을 찾아가 반려 동의를 요청한 경찰관의 행위는 부적절하다고 결정하면서 해당 경찰관에게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경찰서장에게 의견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본인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진료비 문제로 욕설·폭언 및 업무방해를 한 B씨를 2022년 5월 관할 경찰서에 모욕죄로 고소한 후 같은 해 7월에 업무방해죄로 추가 고소했다.
그런데 추가 고소장을 접수한 담당 경찰관은 고소장 접수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시점에 A씨의 병원을 찾아가 추가 고소장의 반려에 동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는 담당 경찰관이 고소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하지 않고 접수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시점에 반려 동의를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이 고충민원사건 조사과정에서, 담당 경찰관은 A씨가 모욕죄로 고소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기 때문에 추가로 고소한 업무방해 사건은 공소권이 없다고 판단해 A씨를 찾아가 설명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경찰청 훈령인 <범죄수사규칙> 제50조는 ‘고소·고발 사실이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공소시효가 완성된 사건 등에 대해서는 고소인·고발인의 동의를 받아 수리를 하지 않고 반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는 “신청인의 고소장이 반려 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접수된 사건을 수리하지 않고 반려하는 것은 사실상 담당 수사관이 사건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볼 비판의 여지가 있다.”면서, “이러한 사례를 정당화할 경우 고소‧고발 사건의 거부 또는 수사지연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 김태규 부위원장은 “경찰은 고소·고발 사건을 접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속하게 수리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면서, “현재 경찰청에서 준비 중인 ‘고소·고발접수처리 절차 개선방안’에 관련 내용이 잘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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