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앞으로 행정심판에서 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후 본안에서 ‘기각’ 재결이 내려지더라도 집행정지의 효력은 바로 종료되지 않고 재결일로부터 30일까지 연장된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위원장 정승윤)는 22일 ‘권익구제 강화를 위한 행정심판 개선방안 간담회’를 개최하고 행정심판 처분 집행정지 기간을 ‘본안 재결일로부터 30일’까지로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더욱 신속하게 행정심판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23일 발표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위원장은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중 1명이 겸임한다.
행정심판 집행정지 제도는 청구인이 행정청으로부터 받은 처분 효력 등을 일시 정지해 청구인이 받을 수 있는 중대한 손해를 예방하는 제도다.
그런데, 현행 행정심판법 제48조 제2항에 의하면 행정 재결은 청구인에게 송달되었을 때 그 효력이 발생하게 되므로, 행정심판의 본안이 ‘기각’될 경우에는 재결서가 청구인에게 송달된 때에 집행정지 효력도 함께 종료돼, 청구인이 행정소송을 제기해 집행정지를 다시 받기 전까지는 영업정지 등의 불이익한 처분이 다시 부활해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등 국민의 권리구제에 일정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사례로 행정청으로부터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요양병원이 행정심판을 청구해 집행정지 결정을 받았지만, 본안에서 ‘기각’되면서 재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결서가 송달돼 업무가 정지됨은 물론 상당수 요양환자도 갑자기 다른 병원으로 분산·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경우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받기 전에 되돌릴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해 추후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이미 집행된 업무정지 처분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구제받기 어려웠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집행정지 효력의 종료 시점을 기존 ‘본안 재결일’에서 ‘본안 재결일로부터 30일’까지로 연장한다. 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아직 본안판단을 받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도 별도의 신청 없이 즉시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본안판단 전인 사건은 58건이다.
권익위 행정심판총괄과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 조치로 행정심판에서 ‘기각’ 됐더라도 처분 효력이 즉시 발생하지 않고 행정심판 재결서 송달 시점부터, 당사자가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받는 기간까지를 충분히 감안해 실질적인 국민 권익구제에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이와 함께 더 신속한 국민 권익구제를 위해 행정심판 사건의 접수·처리 시스템도 개선한다.
행정심판의 피청구인인 행정청은 10일 이내에 답변서를 행정심판위원회로 보내야 하나 기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아 행정심판 재결이 늦어지는 주요한 요인이었다.
이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행정청이 10일 이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해당사건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통보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기관별 진행상황 파악 및 제출을 독려하게 된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간담회에서 논의된 제도개선 방안이 소청심사위원회, 시·도 행정심판위원회 등 모든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정승윤 위원장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이번 행정심판 제도개선은 ‘국민의 권리구제와 일상 편의를 증진하는 국민 중심의 행정서비스 실현’이라는 국정과제 목표와 맞닿아 있다.”면서, “이번 제도개선을 시작으로 국정과제인 ‘원스톱 행정심판 서비스’의 완성까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대통령이 국민께 한 약속을 빈틈없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이날 행정심판 제도개선안을 발표하자,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바로 ‘국민 권익을 보다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행정심판제도 개선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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