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자가 없는 경우, 2주 후 다수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하는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법’이 발의됐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용인시정) 의원은 “현행법이 채택하고 있는 상대다수대표제에서는 대량 사표가 발생하고, 서로 죽고 죽이는 혐오게임을 양산한다. 반사이익 구조를 깨야 혐오정치가 끝난다.”면서, 대선 결선투표제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13일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대선 결선투표제는 대통령제를 도입한 전 세계 국가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어 학계에서는 사실상 ‘글로벌스탠다드’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미국이 예외일 뿐, 프랑스, 독일, 폴란드, 오스트리아, 터키, 몽골, 슬로베니아, 러시아, 체코, 페루,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우크라이나 등 36개국에 달하는 대통령제 국가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는 ‘단순다수제’ 방식으로 단 하루의 투표로 2등보다 단 한표만 더 받으면 5년간 최고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것처럼 대량 사표의 발생가능성이 상존하고, 이를 경험한 유권자들은 당선가능성이 있는 양자 간 택일을 사실상 강요당한다. 이러한 양자택일, 반사이익 구조로 인해 ‘상대방에 대한 혐오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올인해 상대방을 악마화하는데 집중하는 혐오적 선거문화, 정치문화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다수제는 정치공학적인 후보단일화를 양산하고, 투표율, 득표율이 모두 낮아지는 특성이 있다. 1987년 이후 2022년까지 실시된 8차례의 대통령선거는 모두 2인 이상의 후보자가 출마했지만, 전체 유권자 중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는 단 1명도 없었다.
일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투표율 63% 아래 득표율 48%로 당선됐는데, 이는 이명박 후보를 선택한 지지자가 전체 유권자의 30.5%에 불과한 것이어서 민주적 정당성 결여로 인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탄희 의원은 “반사이익 구조와 혐오선거는 대통령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검증하기 어렵고 당선 이후의 국정운영을 예측하기 어렵다는데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면서, “대선 1차 투표에서 반사이익 구조를 깨뜨려서 비전 경쟁을 유도하고, 다시 2주간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3위 이하 후보의 가치와 정책을 수용하고 연합하는 과정을 거친 뒤, 2차 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정치권에서도 결선투표제 도입 주장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담은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2022년 2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등을 담은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제안했다.
이탄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더불어민주당 강민정·기동민·신정훈·위성곤·이수진·정필모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무소속 민형배·양정숙 의원이 공동발의로 참여했다.
이탄희 의원은 “처음에 가치와 정책의 연합체로 출발했던 정부가 중도에 독선으로 흐르더라도 국민이 중간투표를 통해 심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결선투표제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합 되어야 잘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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