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금융감독원의 독일 헤리티지 펀드 계약취소 분쟁조정 결정이 나오자, 금융정의연대와 독일헤리티지 피해자연대 등 금융피해자단체들이 판매사들에 대해 결과를 즉각 수용하고 원금 100%를 배상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22일 신한투자증권 등 6개 금융회사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6건에 대해 2022. 11. 21.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독일 헤리티지펀드에 대해 “해외운용사가 중요부분의 대부분을 거짓 또는 과장되게 상품제안서를 작성했고, 6개 판매사는 계약 체결시 동 상품제안서에 따라 독일 시행사의 사업이력, 신용도 및 재무상태가 우수해 계획한 투자구조대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함으로써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한 것”으로 인정하면서, 독일 헤리티지 펀드 판매계약을 취소하고, 이 계약의 상대방인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SK증권,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투자원금 전액을 투자자들에게 반환하도록 권고했다.
독일 헤리티지펀드 6개 판매사의 판매 규모는 2020년 말 기준 4천835억 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이 3천907억 원으로 가장 많고, NH투자증권 243억 원, 하나은행 233억 원, 우리은행 223억 원, 현대차증권 124억 원, SK증권이 105억 원이다.
판매사들은 판매 당시, 2년 후 만기시점까지 연 7%의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으나, 해당 펀드의 기초자산은 실재하지 않았고, 관련 시행사도 이미 2015년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부실회사 였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았다면 누구라도 이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해당한다고 밝혔고, 일반투자자들이 독일 시행사의 시행능력 등에 대해 직접 검증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일반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융소비자보호법) 제39조에 따라, 이번 분쟁의 양 당사자가 조정안을 제시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돼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된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독일헤리티지 피해자연대,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동대책위원회는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계약취소 결정으로, 그동안 시민사회단체와 피해자들이 주장했던 내용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판매사들의 후안무치하고 무책임한 대응들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면서, “특히 지난 2020년 라임 무역금융펀드와 옵티머스펀드에 대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결정 이후, 판매사들이 시간끌기를 하며 책임회피를 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정의연대 등은 “이복현 금감원장을 둘러싸고 ‘금융사 편들기’, ‘불완전판매 결론 의혹’까지 존재해 피해자들의 고통이 가중되었던 만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판매사들이 신속하게 이번 결과를 수용하도록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이번 조정이 성립되면 나머지 투자자에 대해서는 이번 결정 내용에 따라, 조속히 자율조정이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며, 조정절차가 원만하게 이루어진다면, 일반투자자 기준 약 4,300억 원의 투자원금이 반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