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가 삼성그룹 계열사의 삼성웰스토리에 대한 수조 원 대 급식 일감몰아주기 부당지원 고발사건에 대해 16일 최지성 삼성그룹 전 미래전략실장과 삼성전자만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최지성 실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의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처분한 것에 대해 경제시민단체가 “삼성 봐주기 수사로 사법정의가 또다시 무너졌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재벌개혁위원회(위원장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 사건은 단순히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문제 뿐 아니라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삼성그룹 4개 계열사의 사내급식을 비싼 가격으로 웰스토리에 몰아줘 삼성전자 등 해당 계열사에는 손해를 입히고, 삼성웰스토리와 모회사인 삼성물산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만든 업무상 배임 혐의가 핵심 쟁점”이라면서,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는 책임자는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이라고 주장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기업이 기술과 노력으로 획득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다른 기업들과 경쟁하게 함으로써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하고 그 위반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감을 몰아줄 수 있는 든든한 계열회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의 경쟁’이라는 위험 없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거나 과다한 이익을 취득하는 소위 ‘금수저 기업’의 탄생을 막아야 한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앞서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사건을 조사했던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2021. 6. 24.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에 대해 과징금 총 2,394억 원을 부과하면서, 삼성전자와 최 전 실장만을 형사고발 하자, 경실련은 이를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하면서, 2021. 8. 12. 삼성웰스토리 부당내부거래에 책임이 있는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위반 및 <형법> 제355조와 제356조 업무상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경실련은 “검찰은 1년 넘게 조사를 하고서도 “급식 거래의 적정가격 수준에 비춰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급식 거래로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애초 공정위가 고발한 최 전 실장과 삼성전자에 대해서만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업무상 배임혐의는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삼성그룹 최지성 전 실장과 정현호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의 단체급식 계약구조를 웰스토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변경하도록 지시했고,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패밀리홀 경쟁입찰에 대해서도 중단지시를 하는 등 이로 인해 모회사인 삼성물산에는 재산상 이득을 취하게 했고, 삼성전자를 포함한 4개 계열사에겐 손해를 끼쳤다.”면서, “웰스토리가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얻은 총 영업이익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4,859억원 이었고,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는 비싼 가격으로 급식을 하게 돼 손실을 입었다. 이 때문에 업무상 배임혐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는 공정위 자료만 꼼꼼하게 들여다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결국 검찰도 공정위에 이어 삼성 봐주기로 결론을 내려 재벌 앞에서는 사법정의와 법치주의가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사건은 삼성전자 등 핵심계열사와 이를 지배하는 모회사 삼성물산, 삼성물산을 지배하는 총수일가의 이익과 얽혀있어 단순한 부당지원 사건이 아니다.”라면서, “이에 검찰에서 철저하게 수사해 관련 책임자를 엄벌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검찰이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번 삼성봐주기 수사결과로 인해 국민들에게 더욱 신뢰를 잃을 것은 물론, 재벌의 하수인이라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정위 현장조사 과정에서 증거 문서를 파쇄·은닉하는 방법으로 조사를 방해한 임직원 및 소속 회사(양벌규정)에 관해 최초로 검찰총장의 공정위에 대한 고발요청권을 행사해 공정위로부터 고발을 받아 기소했다.”면서, “강제수사권이 없는 공정위 현장조사 과정에서 조사 대상 대기업들이 공공연히 조직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증거 자료 폐기 등 행정조사 무력화 행위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추궁해 향후 공정위가 실효성 있는 행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자평했다.
삼성웰스토리 지원팀장인 박모 상무와 지원팀 과장 1명은 2018. 7. 3. 급식 일감 몰아주기 관련 공정위 현장조사 과정에서 증거 문건을 은닉·파쇄하는 등 현장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고, 박모 상무는 이외에도 지원팀 소속 직원들로 하여금 ‘일감 몰아주기, 내부거래, 수의계약, 이익률 보전’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파일을 영구 삭제하게 하고, 지원팀 관리그룹 소속 직원들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게 한 후 디가우징한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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