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임대차 계약 시 계약 당사자들의 요청으로 계약서를 다른 내용으로 두 번 작성해준 공인중개사에 대한 행정청의 업무정지 6개월 처분은 적법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공인중개사 A씨가 B시를 상대로 낸 ‘공인중개사법위반 업무정지처분 취소청구’에 대해 이같은 내용으로 ‘기각’ 재결했다고 14일 밝혔다.
A공인중개사는 2020년 5월 건물 임대차 계약과 관련해 당사자들의 요구에 따라 ‘건물이 매각되면 임차인은 보증금과 임대료를 상향조정 한다.’라는 특약사항을 넣은 1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일단 저렴하게 임대한 뒤 차후 건물을 매각할 때 임대료를 올릴 수 있도록 해 건물의 가치를 높이려는 임대인의 요청이었고, 임차인도 이에 동의했다.
그런데 이들은 같은 날 특약사항을 삭제하고 보증금과 임대료를 상향한 금액으로 계약서를 다시 작성할 것을 요구했고, A씨는 종전 계약서를 파기하지 않은 채 2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B시는 A공인중개사가 서로 다른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했다며 공인중개사법 및 시행규칙에 따라 A공인중개사에게 ‘업무정지 6개월’ 처분을 했다.
공인중개사법 제26조 제3항, 제38조 및 제39조는 ‘개업공인중개사는 거래계약서를 작성할 때 거래금액 등 거래내용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서로 다른 둘 이상의 거래계약서를 작성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면서, 등록관청이 이를 위반한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취소하거나 개업공인중개사에 대해 6개월의 범위 안에서 업무정지’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A 공인중개사는 중개수수료도 받지 않고 계약 당사자들의 요청에 따라 작성한 것으로 해당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공인중개사제도를 두는 목적은 사인 간의 부동산 거래의 공신력을 높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부동산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임을 확인하면서, “비록 대가를 받지 않아도 계약 당사자 간 분쟁 예방과 중개업자의 공정한 중개행위를 담보하기 위해 업무정지 처분은 적법·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내부위원인 최병갑 경기도 정책기획관은 “공인중개사가 이중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계약 당사자들간 합의가 있었고 대가가 없었더라도 부동산 거래질서를 무너뜨리는 위법이 명백하다.”면서, “위법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볍게 생각하다 계약자 본인과 공인중개사 모두 무거운 처분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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