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폭행 혐의 신고사건 수사과정에서 피해자가 촬영한 동영상 증거가 있는데도 수사관이 이를 확인하지 않고 불송치 결정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3조 제3항은 수사의 기본원칙으로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수사를 할 때 물적 증거를 기본으로 하여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증거를 발견하고 수집하기 위해 노력하여 실체적 진실을 발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경찰옴부즈만은 폭행 피해 신고사건 담당 수사관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이 있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제출하겠다는 동영상을 확인하지 않은 행위는 부적절하다고 결정해 이를 해당 경찰서에 통보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8월경 공원 내에서 운동기구 사용 문제로 피의자와 대화 중 폭행을 당해 112신고를 했고, 이후 담당 수사관에게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직접 촬영한 동영상 증거를 제출하려 했으나 담당 수사관이 ‘어차피 다른 CCTV 영상이 있어서 필요 없다.’라고 해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동영상 증거가 존재함을 알면서도 이를 수집해 살펴보지 않은 수사관의 행위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이 고충민원사건을 조사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사건 담당 수사관이 피해자 간이진술서와 출동경찰관 내사보고서를 통해 A씨가 폭행 피해 당시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한 것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담당 수사관은 A씨와 피의자의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CCTV 영상만을 근거로 폭행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건을 불송치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 경찰옴부즈만은 담당 수사관이 피해자가 촬영한 영상이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결정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최정묵 경찰옴부즈만은 “수사과정에서 증거 확보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범죄 피해 회복을 위해 사소한 증거라도 세심하게 살피는 일선 수사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경찰옴부즈만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자체 수사 종결권과 수사범위가 대폭 확대되는 등 경찰의 권한이 강화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익침해를 신속히 구제하고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경찰에 고소·고발을 하거나 수사과정에서 폭언·불친절·위압·강압적 태도, 고소 접수거부, 수사 지연·방치, 장구사용 규정위반, 불법 압수수색 및 권리 미고지 등 비례원칙 또는 적법절차 위반 등의 위법·부당한 경찰의 직무행위 등으로 인한 권익을 침해받은 국민은 국민권익위원회 경찰옴부즈만(상담전화 → 국번없이 110)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