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허무는 독립적 수사기구로 큰 기대를 받으며 출범했으나 수사력 부족 등으로 존폐 논란까지 나왔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특수·강력통 부장검사 등을 충원하고, 검사승진·전보인사와 직제개편을 통해 진용을 새로 갖췄다.
공수처(처장 김진욱)는 먼저 검사 3명을 처·차장과 여야 추천위원 4명, 처장 추천위원 1명 등 7명으로 구성된 공수처 검사인사위원회의 추천과 지난달 30일 대통령의 최종 재가 절차를 거쳐 7일 임명했다.
신규 임명 검사는 김명석(53세, 사법연수원 30기) 前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 김선규(53세, 32기) 前 전주지검 검사, 윤상혁(41세, 변시 4회) 공수처 검찰사무관이다.
신임 김명석 수사1부 부장검사는 대전 한밭고와 충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인천지검 마약·조직범죄 수사부 검사, 광주지검 강력부 검사, 청주지검·서울동부지검 조폭·마약전담 검사, 의정부지검 조폭·마약전담 부부장검사, 수원지검 성남지청 강력전담 부부장검사 등을 역임하면서 검찰청 검사 재직기간 대부분을 조폭·마약 등 강력범죄를 다루는 강력부에서 근무하면서 강력사건은 물론 인지수사, 뇌물·횡령수사, 은닉 범죄수익환수 등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며 인지수사로만 600여명을 구속한 대표적인 강력통 검사 출신이다. 2016년에는 마약분야에서 2급 공인전문검사(블루벨트) 인증을 받기도 했다.
신임 김선규 수사3부 부장검사는 광주 살레시오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2000년 제4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 전주지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특수1·2·3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 등으로 근무하는 동안 대부분 특별수사 사건을 맡아 처리한 전형적인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김선규 부장검사는 ‘전 국세청장 등의 뇌물수수 사건’, ‘전 청와대비서관 알선수재 사건’ 등을 수사했고, 2009년과 2012년~2013년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등에 파견돼 ‘박연차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 ‘한화·태광그룹 비자금 사건’ ‘저축은행 비리 및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 등을 수사한 경험이 있다.
신임 윤상혁 수사기획관실 검사는 2015년 변호사시험 합격 후 6년여 동안 형사 변호사로 활동하다 2021년 5월 공수처 수사관으로 입직해 수사1부에서 근무해 왔다. 공수처 관계자는 윤상혁 검사가 검사인사위원회 위원들로부터 공수처 수사업무에 대한 이해도와 수사 실무 역량, 변호사로서의 법률 전문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공수처는 기존 부장검사 포함 검사 9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도 5일자로 실시했다.
수사2부장에 김수정(30기) 前 수사기획관 직무대리, 공소부장에 예상균(30기) 前 인권수사정책관 직무대리, 수사기획관에 이대환(34기) 前 수사1부장 직무대리가 각각 부장검사 승진과 함께 임명됐고, 차정현(36기) 수사3부장 직무대리는 부부장검사로 승진했다.
인권수사정책관에는 김성문(29기) 수사2부장이 전보됐고, 김숙정(변시 1회) 검사는 수사1부에서 수사기획관실로, 김송경 검사는 수사3부에서 인권수사정책관실로, 공소부의 최진홍 검사와 수사2부의 송영선 검사는 수사1부로 자리를 옮겼다.
공수처는 각종 위원회의 효율적 운영, 송무업무 총괄 역할 부서 지정 등을 담은 직제개정규칙안도 관계 부처 의견조회와 입법예고를 거쳐 12일부터 시행했다.
그동안 총괄부서 없이 각 부서에서 수행하던 위원회 및 송무 관련 업무를 각각 인권수사정책관 및 공소부장이 총괄하고, 하부조직의 분장사무를 처장이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위임규정을 두는 한편 효율적인 수사관 인력 운영을 위해 6급 수사관 정원의 30퍼센트의 범위에서 필요한 인원은 7급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존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정치·사회적 파장이 큰 대형 사건 수사나 인지 수사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풍부한 수사경험을 축적한 역량이 출중한 신임 부장검사들의 충원과 함께 업무성과를 인정받은 검사들의 부장검사 승진 등을 통해 공수처가 수사기구로서의 진용을 제대로 갖추게 되었다.”면서, “이번 인사를 조직 역량 극대화와 분위기 쇄신, 국민이 기대하는 수사 성과 창출의 전기로 삼아 공수처가 한 걸음씩 지속적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공수처에는 12일 더불어민주당이 ‘문자메시지 직보’ 논란의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을 직권남용·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한 것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 관련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검찰 봐주기수사 의혹사건, 감사원의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표적감사 사건 등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들이 계류 중이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