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검찰이 ‘고발사주 의혹’사건의 핵심 혐의자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결과와 다르게 불기소 처분한 것에 대해 참여연대가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봐주기 기소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먼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고발사주 의혹’ 사건을 이첩받은 검찰(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 이희동 부장검사)이 이 사건의 핵심 혐의자인 김웅 의원에 대해 공모관계의 증거가 부족하다며 제기된 모든 혐의에 대해 9월 29일 불기소 처분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전·현직 검사에 대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공수처의 존재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동시에, 제한된 기소권을 보유한 공수처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은 21대 총선 직전인 2020년 4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 검사가 검찰총장과 그 주변인에게 비판적인 정치인·언론사를 상대로 보복·표적 수사를 통해 총선에 영향을 미치고자 고발장을 작성, 검찰 출신인 당시 야당 국회의원 후보자(현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검찰은 2021년 9월 고발사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손준성을 비롯한 현직 검사 3명이 문제의 고발장 작성에 관여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했고, 공수처는 수사 과정에서 김웅 의원이 고발장 제출 방법과 제출할 장소 등을 정당 관계자인 고발 사주 제보자 조성은씨와 논의한 녹취록까지 공개돼 김웅 의원의 행적이 드러났다.
공수처는 2022년 5월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 사이의 공모관계를 전제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공수처는 공범으로 지목한 김웅 의원에 대해서는 수사결과에도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어 검찰로 사건을 다시 이첩했고, 검찰은 이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향후 손준성 검사의 형사재판 과정에서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 간의 공모관계가 입증돼 유죄가 확인된다면 공범 김웅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는 다시 한번 논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동안 검찰의 정치 개입 의혹이 많이 있었지만, 이 사건은 검찰이 수사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검찰총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고위직 검사인 손준성 검사가 스스로 수사할 사건을 만들어 내고자 한 사상 초유의 일로서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검찰 권력의 사유화와 정치적 중립성 위반 등 검찰의 존재 이유를 되묻게 한 사건이었다.”고 짚었다.
참여연대는 이어 “그동안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검찰이 검사 출신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범죄 수사를 하는 상황은 그 자체로 수사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야기한다.”면서, “특히 이번 사건과 같이 검사 출신이자 검사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국회의원에 대해 공수처 수사결과와 다른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이자 집권세력 눈치 보기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끝으로 “이번 불기소 처분은 공수처가 김웅 의원에 대한 기소권을 가지고 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촌극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현행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은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하지 않고, 검사 범죄의 민간인 공범은 설령 그가 검사 출신이고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기소할 수 없어 공범은 검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차제에 공수처의 기소 대상을 그 설립취지에 맞게 확대하는 등 검찰 기소권 오남용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도록 <공수처법>을 개정·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