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2015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재직 당시 수사기록을 분실하자 동일인이 고소한 다른 사건 기록에서 고소장을 복사해 대체 편철하는 등 수사기록을 위조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부산지검 귀족검사의 고소장등 위조 은폐사건'의 당사자 전직 검사 윤 모씨가 불구속기소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1부(부장검사 직무대리 이대환)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아 수사한 전직 검사 윤씨를 사문서위조와 공문서위조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3일 불구속기소 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수처가 공개한 이 사건 공소사실 요지에 따르면, 윤 전 검사는 2015년 12월 초순경 부산지검 검사실에서 고소사건 기록이 분실된 사실을 알게 되자, 사건이 정상적으로 접수돼 수사 후 처리되는 것처럼 행사할 목적으로 동일 고소인이 고소한 다른 사건의 기록에서 고소인 명의로 제출한 고소장을 복사한 뒤 수사기록에 대체 편철하는 방법으로 사문서를 위조했고, 2015년 12월 말경에는 검찰수사관 명의의 수사보고서에 직접 허위 내용을 입력해 출력한 다음 수사기록에 대체 편철하는 방법으로 공문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형법 제225조 공문서등의 위조·변조죄는 '행사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또 제231조 사문서등의 위조·변조죄는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수처는 “피고인을 소환 조사해 피소 혐의에 대한 해명 및 방어를 위한 진술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피고인의 지속적인 출석 불응과 이에 따른 체포영장 청구에도 법원이 거듭 기각한 점, 공소시효가 2022년 12월로 임박한 점, 수사 진행과정과 상황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한 강제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충분히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윤씨의 나머지 문서행사 관련 즉 위조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위조문서행사와 위계공무집행방해에 대한 혐의는 인정된다. 다만, 부산지검에서 종전에 기소해 판결이 선고유예로 확정된 범죄사실과 동일한 일시와 장소에서 동일한 기회에 별개의 위조된 문서를 한꺼번에 행사한 것이고, 위조된 서류의 제출로 공무집행이 방해된 사실도 상상적경합 관계에 있어 위 확정판결의 효력으로 인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윤 전 검사가 국내 최대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딸이라는 등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지검 귀족검사의 고소장 등 위조 은폐 사건’으로 논란이 되자, 2018년에서야 부산지검이 윤 전 검사를 기소했지만 죄질이 가장 가벼운 수사기록의 표지 위조·행사 혐의만 적용해 봐주기 기소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후 임은정 대구지방검찰청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2021년 7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부산지검 고소장 등 위조 은폐 관련 부패신고를 하면서 공수처 수사로 이어졌다.
공수처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조사의뢰된 나머지 사건관계인들 즉 이 고소장등 위조사건 후 사표를 낸 윤 전 검사를 징계하지 않고 사직서를 수리한 전 검찰 지휘부의 사건 무마 의혹과 관련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사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고, 이 사건공소 유지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이전기사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에 ‘강성국’ 변호사
다음기사 :‘여직원에 밥짓기·회식 강요등’ 동남원새마을금고·구즉신협···위법한 조직문화 드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