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이달 7일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10대 여학생 납치시도사건의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청구를 기각한 법원의 판단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법원이 한층 더 피해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볼 것을 촉구했다.
앞서 이달 9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조영민 판사는 경기 고양시의 같은 아파트에 사는 10대 여자 청소년을 흉기로 협박해 납치하려다가 다른 주민과 마주친 후 도주한 40대 남성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청구를 기각했다.
조영민 판사는 기각 사유로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재범할 우려가 적으며 피해자를 위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 피의자의 혐의사실은 피해자인 10대 여학생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 따라 탄 후 미리 준비한 흉기로 피해자를 위협했으나, 범행 중간에 우연히 다른 주민과 마주치자 그대로 도주하면서 미수에 그쳤다는 것이었고, 도주한 피의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2시간 만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긴급체포됐다.
(사)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김학자 변호사)는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14일 성명을 내고 “국가와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여자 청소년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납치당하는 피해를 입었음에도 범죄의 중대성과 피해자의 피해상황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법원의 판단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 사건) 피해자와 피의자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상황으로, 피해자는 수사와 재판 과정, 판결 선고 이후에도 자신을 납치하려고 했던 가해자를 아파트 단지에서 언제라도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불안감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의자가 범한 미성년자약취유인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중범죄이고, 무엇보다도 가장 안전하고 평온해야 할 자신의 주거지에서 범죄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해당 범죄는 매우 중대하고 심각하다.”고 짚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끝으로 “법원이 구속사유를 심사하면서 사건의 맥락을 잘 살피고, 한층 더 피해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