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원(캐디)을 10여m 앞에 두고 안전을 확보하지 않은채 골프공을 쳐 이 공에 맞은 캐디에게 전치 4주의 눈출혈과 전치 3주의 코뼈골절상을 입힌 50대 남성 골퍼에게 법원이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19년경부터 골프 레슨을 받기 시작해 평균적으로 18홀에 100타 이상을 치는 50대 남성 골퍼 A씨는 2021년 2월 14일 오후 1시경 경남 의령군의 한 골프장 D코스 8번홀 페어웨이에서 동반 경기자 3명과 캐디 B씨(29세 여성)와 골프 경기를 하던 중 자신이 두 번째로 친 공이 빨간 말뚝으로 표시된 해저드 구역(페널티 구역)에 빠지게 됐다.
이에 캐디 B씨는 A씨에게 “고객님, 해저드에요. (다음 샷은) 가서 칠게요.”라고 말하는 등 A씨의 두 번째 공을 그 자리에서 다시 치지 않고 공이 해저드에 빠진 자리 부근의 구제구역에서 공을 칠 것을 안내한 후, 다른 경기자들의 경기 보조를 위해 A씨의 전방 우측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A씨는 캐디가 안내한 위치로 이동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새 공을 꺼내 다시 공을 쳤고, 이 골프공이 전방 우측 10m ~ 30m 앞에 있던 캐디 B씨의 코와 오른쪽 눈 부분을 강타했다. 골프공에 맞은 B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119 구급차로 병원으로 실려갔다.
캐디 B씨는 이 사고로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오른쪽 눈 외상성전방출혈과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비골(콧등의 윗부분을 이루는 얇고 길쭉한 한 쌍의 뼈)의 골절, 개방성, 코의 열상 등의 부상을 당했다.
B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A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A씨에게 중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형사3단독 양석용 부장판사는 A씨에게 중과실치상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했다.(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2. 7. 12. 2022고단217)
양석용 부장판사는 A씨의 유죄 판단 이유로 “피고인은 해저드 부근으로 가서 공을 치라는 경기보조원의 안내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동반 경기자가 공을 치자마자 바로 공을 치는 행위의 위험성과 그 결과 발생 가능성을 쉽사리 인식할 수 있었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 등이 공의 예상 가능한 진행방향에서 벗어나는 등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공을 치거나 최소한 피해자 등에게 두 번째 공을 같은 자리에서 벌타 없이 다시 친다는 사실을 알려 대비하도록 하는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적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한 채 자신의 전방 우측 30m 내에 있는 경기보조원인 피해자 등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채 다른 동반 경기자가 공을 치자마자 임의로 두 번째 공을 다시 쳐 공이 피해자의 신체에 맞게 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상해를 입게 했으므로 피고인은 중과실치상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양석용 부장판사는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중한 상해를 입었고 그로 인해 겪은 고통이 상당해 보이고, 피고인에게서 적극적인 피해 회복 노력이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범행 직후 신속하게 119에 신고했고 이후에도 피해자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노력한 점, 피해자의 치료비를 지급한 점, 피고인이 피해자보다 뒤쪽에 있었고 동반 경기자가 피고인에게 한 번 더 치라고 하는 말을 들었던 만큼 경기보조원으로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해 형을 정한다.”고 설시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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