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법무부(장관 한동훈)가 8월 31일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사건 판정에서 우리 정부가 청구금액 대비 95.4% 승소하고, 4.6% 일부 패소한 것이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론스타 사건에서 인정된 배상금액 약 3천억 원은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부담한 배상책임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론스타 중재판정문을 즉각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2012. 5. 21.자 론스타 중재의향서로 시작해 10년만에 나온 론스타 투자중재 사건 판정 결과, 대한민국 정부는 외환은행 매각승인 지연 조치를 통해 투자자인 론스타를 공정공평하게 대우하지 않았고, 그로 인한 매각 차익 50%의 손해배상책임(원금만 미화 2억 1,650만 달러)을 부담하게 됐다
민변은 1일 논평을 통해 “결론적으로 대한민국 정부는 론스타를 상대로 원금만 2,900억 원을 배상해야 하고, 거기에 이자까지 지급해야 한다. 이자는 복리로 지급해야 하는데, 많게는 1천억 원 이상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론스타 투자중재 결과에 따른 진상규명은 당연하고, 엄정하게 법적책임을 물어야 한다. 당시 잘못된 판단을 한 공무원 개인의 책임이 있다면 구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직무유기인데, 론스타 사건의 각 국면에서 결정권자인 은행제도과장, 금융위 부위원장을 역임한 추경호로 대표되는 공무원들은 심지어는 론스타 사건의 대응을 현재까지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자신이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셈이라는 점에서 과연 책임규명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정부가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는 방향으로 론스타 사건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민변은 “법무부가 청구 금액 대비 95.4% 승소하고 4.6% 일부 패소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95.4% 승소라는 언급은 비상식적이고 부적절한 표현”이라면서, “4.6% 패소라는 언급 또한 상황의 엄중성을 과소평가하게 만드는데, 론스타 사건에서 인정된 배상 금액은 약 3천억 원을 웃도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 배상금의 규모는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부담한 배상책임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법무부가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을 검토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한 점에 대해서도, “법무부의 계획은 사건을 은폐하고 책임을 묻지 않으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물론 취소가 필요하면 절차를 따라야 할 것이나, 중재판정 취소의 소를 중재판정문 비공개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가 문제다."라면서, “론스타 사건의 중재판정문도 취소 절차를 밟는다는 이유로 비공개하고, 여론의 향방을 주시하면서 가급적 사실관계를 비공개해 책임소재를 흐리는 것이 법무부의 목적이 아니라면, 당장 론스타 사건 중재판정문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객관적 진상규명의 첫걸음이다.”라고 주장했다.
민변은 나아가 “역사상 국가의 배상책임으로 가장 큰 금액이 인정된 사건을 대한민국 법원이 아닌 외국인으로 구성된 투자중재 판정부의 결정에 맡기는 투자중재라는 제도 자체를 놓고, 사법주권이 지켜지고 있는지 다시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보아도 투자중재 제도가 유효한지 계속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투자법원을 설립해 안정적인 투자분쟁해결을 도모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의 대안이 EU와 유엔상거래법위원회(UNCITRAL)를 중심으로 계속 시도되고 있다. 정부도 관성적으로 투자중재라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고수할 것이 아니고, 투자중재 제도 자체에 대해 재검토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같은 날 참여연대도 “론스타의 불법 은행지배, 먹튀 행각 이제라도 진상규명 필요하다”라는 논평을 통해, “그동안 최종 패소가 확정된 사건에서도 정부는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이라는 이유로 자료를 비공개하는 등 밀행주의와 비밀주의를 고집해 왔다.”고 지적하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번 판정문을 공개해야 함은 물론이고, 그동안 중재판정부에 제출한 한국정부 측 문서와 진술서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자격 없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도록 허용한 자들에게 그 책임을 확실히 물어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국회는 이제라도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론스타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론스타가 움직였던 고비마다 이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소상히 밝혀 무능·무책임, 먹튀 과정 사실상 방조한 소위 모피아(MOFIA)라 불리는 경제관료들을 근본적으로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