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정부가 26일 발표한 '민간중심 역동경제 실현을 위한 경제형벌 합리화 추진계획'이 "재벌·대기업 범죄를 조장해 공정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경제형벌 규정 무력화 작업을 중단하라.”는 비판이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나오고 있다.
법무부와 기획재정부는 26일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된 <경제 형벌규정 개선 추진계획 및 1차 개선 과제>를 발표했다. 그 주요내용은 국토교통부·공정위 등 10개 부처 소관 17개 법률상 총 32개 형벌조항에 대해 비범죄화하거나 합리화 한다는 것으로 형벌 폐지 2개, 과태료 전환 11개, 선행정제재·후형벌전환 5개, 형벌 형량 조정 14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에 대해 29일자 성명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32개 과제는 대다수 기업범죄와 관련한 형벌조항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는 조항들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정부는 재벌‧대기업 범죄 조장하는 경제 형벌규정 무력화 작업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특히 "<공정거래법>과 관련한 형벌조항 중 '▶ 지주회사 설립과 전환 미신고 또는 거짓신고, ▶ 지주회사 사업내용 보고서 미제출, ▶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국내회사가 주주의 주식소유현황 미신고, ▶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국내회사가 채무보증 현황 미신고 또는 거짓신고한 경우,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한다.'를 '동일인 등 1억 원 이하·임직원 등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로 전환한다고 밝혔다."면서, "또 공정위 소관으로 불공정하도급 거래와 관련한 ▶ 대규모유통업법 1건, ▶ 하도급법 4건에 대해서는 선행정제재·후형벌전환으로 개정하는 안을 제시했고, 기존의 벌금형을 과징금과 시정명령이라는 선행정명령으로 전환하고, 시정명령 불이행 시 형사처벌을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공정위 소관의 이 법안들은 벌금형 등의 형벌조항을 둠으로써 기업들의 범죄를 예방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려고 하는 취지가 담겨있다.”면서, “이 법안들이 정부안대로 개정된다면 우선 재벌 대기업들이 기업집단과 관련한 주요 사항을 미신고 또는 거짓으로 신고해도 처벌이 미약해 공시가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아가 선행정명령·후형사처벌로 전환한다는 5건은 위법행위를 해도 사후에 시정만 하면 되도록 해 위법행위를 조장할 것”이라면서, “그 외 정부가 발표한 나머지 개정안 역시 형벌이 완화되면 기업범죄가 늘어나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경실련은 이에 “정부의 경제 법령상 형벌의 무력화 정책에 대해서는 국회가 나서서 견제해야 한다.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내용이 많아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야당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상인 경실련 재벌개혁운동본부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은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을 기본가치로 내걸었으면 공정을 무너뜨릴 경제형벌 무력화 정책은 중단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진정한 친시장·친기업이라면 오히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경제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법 제도를 도입해 시장에서 혁신과 경쟁이 일어나도록 함이 옳다.”고 주장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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