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모텔에 투숙한 손님들의 성관계나 대화를 녹음하기 위해 문틈에 소형녹음기를 설치한 자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부산지방법원 제6형사부(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 유주현·주재오 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의 형을 선고하면서, 압수된 소형녹음기(모델명 KVR-21) 2대는 몰수했다.(부산지방법원 2022고합163).
A씨는 올해 2월 12일 오후 11시 10분경 부산 동래구의 한 모텔에 투숙하는 손님들의 성관계나 대화내용을 녹음하기 위해 KVR-21 소형녹음기 2대를 601호 출입문 아래 문틈과 616호 출입문 옆에 각각 설치했으나 10여 분 만에 소형녹음기가 모텔 주인에게 발각돼 미수에 그쳤다.
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먼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에 따라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면서 A씨의 혐의에 대해 같은 법 제18조와 제16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해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어 양형이유로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자신의 성적 호기심과 만족을 위해 모텔에 투숙하는 손님들의 성관계 및 대화 내용을 녹음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것이다. 사적 영역에 속하는 개인 간의 대화내용은 사생활 일부로서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 통신의 자유에 속할 뿐만 아니라 최근 전자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침해가 사회적 문제로 심화하는 상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설시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다행히도 피고인의 범행이 조기에 모텔 주인에게 발각돼 미수에 그쳤고, 추가 피해로 확산하지는 않았다.”면서, “피고인에게 별다른 처벌 전력은 없고 그 밖에 나이와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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