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가 21일 하이트진로 감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부당내부거래사건에 따른 회사의 손해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와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박문덕 회장·박태영 사장·김인규 대표이사의 해임절차 추진 등을 요청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하이트진로가 서영이앤티를 부당지원한 금액 62억2천만 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부과받은 과징금 79억5천만 원, <공정거래법>위반 형사재판에서 선고받은 벌금 2억 원(항소심 진행 중) 등 최대 143억7천만 원이 결국 하이트진로의 부담으로 남게 됐다.”면서 “이를 회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이 사건으로 부담하게 된 손해에 대해 1차적으로 박문덕 회장과 박태영 사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박문덕 회장은 하이트진로그룹의 동일인으로 이 사건이 시작된 2008년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 회사의 대표이사였다. 이후 현재까지 회장(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면서 회사와 그룹 경영 전반에 관해 의사결정을 하거나 보고받는 위치에 있다. 박태영 사장은 하이트진로의 미등기임원이자 서영이앤티의 지분 58.44%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이 사건의 최대 수혜자다.
법원의 판단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총수일가가 서영이앤티를 인수한 직후부터 직접적인 인력지원과 삼광글라스에서 구매하던 맥주 공캔 거래에서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는 방식의 통행세 거래를 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통행세 거래에 대한 제재가 신설되자 삼광글라스가 알루미늄 코일과 글라스락캡 거래 과정에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도록 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이러한 사익편취 거래의 구조를 만들거나 이를 구체화해 추진했던 이사들 역시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면서 “하이트진로 감사위원회가 박문덕 회장과 박태영 사장을 상대로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해 우선 변제 요청을 해야 하며 만일 총수 일가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박문덕 회장과 박태영 사장을 포함해 이 사건에 책임 있는 이사들을 상대로 회사의 손해를 보전하기 위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라”고 요청했다.
앞서 박태영 사장은 2020년 5월 부당내부거래사건 형사재판 1심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의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인규 대표이사는 같은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경제개혁연대는 “박문덕 회장은 이 사건 기간에 대표이사 또는 회장으로서 본인과 그의 가족이 소유한 서영이앤티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박문덕 회장과 박태영 사장, 김인규 대표이사는 회사의 기업지배구조 원칙에 따를 경우 임원으로서의 자격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 측에서 법원의 판단을 충분히 숙지했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기업지배구조공시에서 <공정거래법>을 제외한 법령 위반을 운운하면서 임원 중 자격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없다고 공시한 것은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이 현재 대표이사와 회장, 사장 등으로 재직 중인 상황이라 이사회 스스로 이들에 대한 해임 의결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감사위원회가 회사 지배구조 원칙에 따른 임원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박문덕 회장, 박태영 사장, 김인규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조치를 검토해 추진하라.”면서 “기업지배구조공시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유죄가 선고된 임원이 있음에도 임원의 자격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한 근거를 확인해 회신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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