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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단체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 법치주의 위협하는 비인륜적·야만행위”

변협·서울변호사회 “진정한 법치 실현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변호사 역할 인식개선 호소”
[한국법률일보] 대구 우정법원빌딩에서 발생한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로 인해 법조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한국법조인협회 등 변호사단체들이 연이어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진정한 법치 실현을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먼저 9일자 성명을 통해 의뢰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변호사를 향한 부당한 감정적 적대행위와 물리적 공격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 잡기를 강력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9일 오전 1055분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 7층짜리 우정법원빌딩의 2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7명이 숨지는 등 총 50여 명이 다쳤다. 이 빌딩에는 법무법인 우리하나로, 법무법인 참길, 법무법인 마음과 마음, 대구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 사무실 등 법률사무소가 밀집해 있다.

방화범은 주택신축사업 관련 투자금반환청구 사건에서 패소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승소를 이끈 상대방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가 휘발성 물질을 뿌리고 방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변호사는 자리에 없었지만, 법률사무소에서 함께 근무하던 동료 김 모 변호사와 사무직원 등 6명이 화마(火魔)에 생명을 잃었다. 방화범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변협은 법치주의는 사적 보복이 횡행할 수 있는 야만을 극복하고, 누구나 자신의 기본권과 법익을 보호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제도적 대안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변호사들은 법치주의에 터 잡은 사법제도를 확립하고 운영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한 축으로서, 사회 각 분야에서 묵묵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럼에도 소송 결과에 앙심과 원한을 품은 나머지, 자신의 역할과 직무에 충실해 최선을 다한 상대방 변호사를 겨냥한 무자비한 테러가 21세기 선진 대한민국에서 자행됐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러한 범죄는 단순히 변호사 개인을 향한 범죄를 넘어 사법체계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자 야만행위라고 규탄했다.

모든 국민은 헌법이 보장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변호사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최선의 변론을 다 할 책임과 충실의무를 부담하고 있다.”면서, “변호사들이 법조삼륜의 한 축으로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며 맡은 바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사건과 같은 사태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변협은 이번 사태가 누구나 자신의 정당한 기본권과 권익을 올바로 보호받는 선진적 법치 제도하에서 법률가들의 사회적 역할과 기여에 대한 평가가 바로 서고 이를 뒷받침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김 모 변호사와 사무직원, 그리고 중경상 피해자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하며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모든 물리력으로부터 변호사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즉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변호사 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기원)10일 성명을 통해 "사건 관련자들의 바로 옆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변호사들은, 그 동안에도 크고 작은 폭언과 협박에 노출되어 있었다. 폭언과 협박이 실제 위해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있었다. 이런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면서, 국민들과 국회에 "첫째, 변호사들을 제도로서 조금 더 보호해주십시오. 둘째, 변호사들을 마음으로서 조금 더 위해주십시오. 변호사에 대한 폭언·협박·위해 행위를 엄중하게 처벌하는 법률을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한국법조인협회는 이어 "변호사에 대한 위해행위를 무겁게 처벌하는 법률이 있다해도,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변호사의 역할이 때로는 부정적으로 비추어지더라도, 조금 더 이해심을 갖고 바라봐주십시오."라면서, "선량한 약자들이 법치주의 사회에서 서로를 믿고 안전하게 지내려면, 항상 사건 관련자들 가까이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이 위해·협박·폭언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부탁이 오만한 특권의식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10'대구 법률사무소 방화사건의 희생자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성명을 내고, "변호사에 대한 테러 사건은 그동안 종종 문제되어 왔다. 특히, 본인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는 이유로, 상대측 변호사에 대하여 보복성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언론에서 보도된 사건들 이외에도, 상당수 변호사들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당사자들로부터 폭행, 협박, 폭언에 시달려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어 "개별 사건에서 발생하는 개인적인 원한, 앙심을 절대 변호사에게 이입시켜서는 안 된다.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변호사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인식개선을 바탕으로, 부디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아야 함을 호소한다."면서, "변호사들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부당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CCTV, 보안업체 등과의 단체협약 추진을 비롯한 제도적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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