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노태악 대법관이 17일 제22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전체 위원회의를 열어 노태악 위원을 위원장으로, 김필곤 위원을 상임위원으로 호선하고 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공정하고 중립적인 선거관리라는 헌법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시대적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위원회 구성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 위원회의 문제점과 취약한 부분이 일부 드러났다.”면서 “관행과 타성에 젖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변화하는 선거환경과 높아진 국민 요구수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아픔으로 반성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해 국민의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하려면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이고 정확한 법의 해석과 집행, 투명한 절차의 운영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유권자의 선택이 소중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국민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선관위 구성원 각자의 책임을 다해 공정하고 정확하게 선거를 관리하고 국민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다가올 6·1 지방선거에서는 무너진 국민 신뢰회복을 위해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며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번 선거의 성공적인 관리에 선거관리위원회의 명운이 달려있다.”면서, “사전투표 부실관리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직원들은 백척간두의 위기감과 함께 자긍심과 사기는 한 없이 떨어졌다. 선관위 구성원 모두가 다시 자긍심을 회복하는 길은, 원칙으로 돌아가서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해 국민의 신뢰와 응원을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1962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계성고와 한양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1985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16기로 수료한 후, 1990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서울지법 동부지원·대구지법·대구고법·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전지법·서울중앙지법·특허법원·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서울북부지법원장 등을 역임하며 약 32년 동안 각급 법원에서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했다. 2020년 3월 4일 대법관에 임명됐고, 지난달 22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후임으로 '노태악' 대법관을 지명했다.
같은 날 취임한 김필곤 상임위원은 취임사에서 “지방선거가 보름도 남지 않은 상황과 공정한 선거관리라는 엄중한 헌법적 책무를 생각하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공정과 중립을 생명처럼 여기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필곤 상임위원은 특히 “선관위 구성원 모두 민주주의 수호자라는 신념을 가지고 법과 원칙에 따라 주어진 권한과 책무를 능동적으로 다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곤 상임위원은 1963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법과대학 공법학과를 졸업했고, 고려대 법무대학원에서 국제거래법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16기로 수료한 후 1988년 대구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북부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대전지방법원장, 대전광역시선거관리위원장, 법무법인 우리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오늘 대표변호사 등을 역임했다.
한편, 노태악 위원장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선관위 청사를 방문해 투표지분류기 운영과 선거 벽보 제출·접수 상황 참관,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확인 등 선거관리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다음은 노태악 제22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취임사 전문이다.
취 임 사
존경하는 위원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 !
여러 가지 안팎의 어려운 상황에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계신 위원님과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오늘 여러 위원님의 뜻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더 없는 영광이면서도, 공정하고 중립적인 선거관리라는 헌법적 책무를 다 해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다소의 두려움마저 가지게 됩니다.
우리 위원회는 잘 아시는 것처럼 3.15 부정선거를 계기로 1963년 창설된 이래 엄정중립과 공정한 선거관리라는 기치 아래 헌법이 부여한 소명을 다하기 위하여 노력해왔습니다.
대의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하여 그동안 사전투표와 선상투표, 재외선거제도를 도입하는 등 국민의 참정권 행사가 보다 폭넓게 보장되었습니다.
한편, 시대 흐름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전면 허용하는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도 꾸준히 확대되어 왔습니다.
이제 우리나라가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민주주의 발전수준을 평가하는 지수에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될 정도로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게 된 데에는 바로 이러한 선거제도의 성공적인 관리와 정착에 힘입은 바도 크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국가적 위기 상황 아래 치러진 지난 대선에서 우리 위원회의 문제점과 취약한 부분들도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혹시라도 ‘별일 없겠지’라는 안일한 관행과 타성에 젖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변화하는 선거환경과 높아진 국민요구 수준을 애써 외면하였던 것은 아닌지 뼈를 깎는 아픔으로 반성하고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에 집중하여 우리 스스로의 마음과 자세를 가다듬고 위원회의 역량 강화를 위하여 다시 한 번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인품과 경륜을 지니신 위원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직원 여러분 한분 한분의 땀과 지혜가 더해진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얼마든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위원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 !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국민의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해야 할 헌법적 소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이고 정확한 법의 해석과 집행, 그리고 투명한 절차의 운영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중립성, 정확성 및 투명성이 차질 없이 작동되어야 국민의 뜻이 선거결과에 오롯이 반영될 수 있고, 민주적 정당성도 확보될 수 있습니다.
자유롭고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와 보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법규 운용으로 실현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충분한 보장과 동시에 중대선거범죄에 대하여는, 신속하면서 단호한 대응으로 정정당당한 경쟁의 장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정확하고 투명한 선거관리는 국민에게 선거정보가 제때에 충분히 제공되고, 안심하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과 선거절차의 투명한 공개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다가올 6.1 지방선거에서는 무너진 국민 신뢰회복을 위하여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며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번 선거의 성공적인 관리에 선거관리위원회의 명운이 달려있습니다.
위원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
이번 사전투표 부실관리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직원들은 백척간두의 위기감과 함께 자긍심과 사기는 한 없이 떨어졌습니다. 선관위 구성원 모두가 다시 자긍심을 회복하는 길은, 원칙으로 돌아가서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하여 국민의 신뢰와 응원을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에 관한한 선관위 구성원만큼 전문가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헌법기관이라는 위상에 걸 맞는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다시 한 번 철저히 가다듬고, 각자의 책임을 다해 공정하고 정확하게 선거를 관리하고,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유권자의 선택이 소중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또 국민들이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조직 내부의 소통도 더욱 활발해야 합니다. 선거관리혁신위원회의 설문조사결과에서 나타난 구성원이 느끼는 내부 소통에 대한 절망과 어려움도 같이 고민하면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위원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
나무도 성장통을 겪은 후에 더욱 튼튼하게 자라듯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거두어 온 우리의 성과와 자긍심만큼이나 위기의 경험도 소중한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아픈 경험이 선관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위원장인 저부터 여러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국민의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들을 것입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적 책무와 시대적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여러분 한분 한분과 함께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폭우가 쏟아지고 아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와도 묵묵히 마을 어귀를 지키는 느티나무처럼 선거관리위원회도 늘 변함없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든든한 기관으로 반드시 거듭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함께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2022. 5. 17.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노 태 악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