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이 들린다고 생각해 화가 나 술에 취한 상태로 흉기를 들고 이웃 주민들을 협박한 40대 남성이 형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1단독 정의정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특수협박미수, 특수건조물침입, 협박,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A('79년생, 남성)씨에 대해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압수된 식도 1개, 드라이버 1개, 식칼 1개를 각 몰수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광주지방법원 2021고단3939, 2021고단4619(병합), 2022고단214(병합)]
이 사건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2월 21일 밤 11시 39분경 전남 담양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이 들린다고 생각해 화가 나 술에 취한 상태로 윗층 다른 호실의 현관문을 두드린 후 B(15세, 여성)양이 문밖으로 나오자 현관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이에 놀란 B양이 현관문을 닫자 그 앞에 식칼과 도마를 놓아두었다.
또 2021년 7월 6일 오후 1시 6분경 같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술에 취해 아무런 이유 없이 C씨(44세, 여성)에게 식칼을 손에 들어보였다. A씨는 겁을 먹은 C씨가 자신의 집으로 도망가자 뒤를 따라가 초인종을 수회 누르거나 문을 수십 회 두드리고, 현관문 앞에서 식칼을 바닥에 소리가 나도록 수십 회 내리쳤다.
A씨는 2021년 10월 19일 새벽 4시경에는 ‘절의 종소리가 시끄러워 화가 난다’는 이유로 전남 담양군 담양읍에 있는 절을 찾아가 종을 치고 있던 D씨(44세, 남성)에게 다가가 약 21cm 길이의 십자드라이버를 종대에 내리치면서 욕을 하며 협박하기도 했다.
A씨는 같은 해 11월 15일 새벽 4시 30분경에도 같은 범행으로 출입을 거부당했음에도 종소리가 시끄러워 화가 난다는 이유로 대웅전 앞마당까지 침입해 대웅전 안에 있던 스님들에게 욕을 하고 위해를 가할 것처럼 소리쳐 협박했다.
A씨는 2022년 1월 14일 오전 0시 10분경에는 윗집에 사는 E씨(52세)의 집에서 층간 소음이 들린다고 생각해 술에 취한 상태로 식칼을 들고 찾아가 E씨의 집 현관문을 발로 수회 차고 흉기로 현관문과 하수관 등을 수회 내리치며 약 1시간 동안 E씨의 집 앞복도를 배회했다. (2022고단214)
이 사건을 심리한 정의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법정진술과 피해자들의 경찰 진술조서, CCTV 캡쳐 사진, 112 신고사건 처리표 등을 증거로 A씨의 혐의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 사건은 이웃 주민들이 소음을 발생시킨다고 오해해 피고인이 식칼 등 흉기를 들고 찾아가 피해자들을 협박한 것으로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재판 진행 중에도 계속해 범행을 저지른 점에서 피고인에 대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고인이 알코올 의존증과 이와 관련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이같은 정신질환이 각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이유를 설시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