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17.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에 열린 공동행동의 “새로운 나라에 혐오가 설 자리는 없다!”는 공동선언 기자회견 모습(사진=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 |
[한국법률일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30개 시민인권단체로 구성된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인근 ‘국제 성소수자차별 반대의 날’ 행진을 불허한 서울용산경찰서의 금지통고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및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에 따르면,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은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일 이후인 오는 5월 14일(토) 오후 3시 용산역 광장에서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를 연다. 이날 행사는 집회 후 삼각지역을 지나 녹사평역 이태원광장까지의 행진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이달 19일 서울용산경찰서에 이러한 내용으로 집회·행진을 개최할 것을 신고했다. 그러나 서울용산경찰서는 20일 행진 경로 중 일부 구간이 ‘대통령 집무실’ 경계 100m 이내의 장소에 해당하고, 이는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의 옥외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1조 제3호에 저촉된다며 행진 부분에 대해 금지통고 처분을 했다.
이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에서 구성한 대리인단의 조력을 받아 서울행정법원에 행진 부분에 대한 금지통고 처분의 집행정지를 신청(서울행정법원 2022아11236)하고, 취소를 구하는 소송(서울행정법원 2022구합64556)을 제기했다.
대리인단은 집행정지 신청과 취소소송에서 먼저 “서울용산경찰서의 금지통고처분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리인단은 “고위직 공무원들이 사는 관저와 공무원들이 집무실은 명백히 구분되는 개념”이라면서, “서울행정법원도 과거 결정례에서 대통령 집무실과 대통령 관저를 구분하고 있다(서울행정법원 2016구합79694 결정). 즉 <집시법> 제11조 제3호는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 행진'을 금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용산경찰서의 금지통고처분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한 기본권 제한행위로서 위헌·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리인단은 “<집시법> 제11조 제3호가 적용된다고 봐도 서울용산경찰서의 금지통고처분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위법한 처분”이라면서, “외교기관과 국회, 법원 등의 경계 100m 이내의 옥외집회를 금지하던 구 <집시법> 제11조 제1호 및 제3호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점, <집시법> 제11조 제3호에도 불구하고 명백하고 집적적인 위험성이 없는 평화로운 행진을 허용하는 것이 <헌법>에 합치하는 법률해석인 점에서 서울용산경찰서의 금지통고처분은 헌법상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강조했다.
대리인단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에 이루어지는 집회·행진은 역사적으로 성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금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차례 개최된 집회·행진”이라면서, “자의적인 유권해석으로 대통령 집무실 인근의 집회·행진을 금지한 서울용산경찰서의 금지통고처분은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중대한 위헌·위법행위”라고 비판했다.
대리인단은 끝으로 “법원의 결정을 통해 금지통고처분의 위법성이 명확히 확인되고, 헌법상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아울러 소통을 강조하며 집무실을 이전한 20대 대통령 당선인 역시 경찰에 의해 자의적으로 집회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지금의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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