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대주택 보험 입찰에서의 손해보험사들의 부당한 공동행위 제재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는 공정위 장혜림 입찰담합조사과장 |
[한국법률일보]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등 국내 손해보험사 7곳과 모집인 역할을 하면서 담합을 주도한 보험대리점 '공기업인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과 주도자 검찰 고발 등의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는 LH가 발주한 2018년 임대주택 등 재산종합보험과 2018년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 입찰에서 7개 손해보험사 등이 들러리 참가 또는 입찰 불참과 같은 방법으로 담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7억6천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제재 대상 손해보험사 등은 ▶㈜케이비손해보험(KB손보), ▶삼성화재해상보험㈜(삼성화재), ▶엠지손해보험㈜(MG손보), ▶한화손해보험㈜(한화손보), ▶흥국화재해상보험㈜(흥국화재), ▶디비손해보험㈜(DB손보), ▶메리츠화재해상보험㈜(메리츠화재), ▶공기업인스컨설팅㈜(공기업인스)이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담합을 주도한 KB손보와 공기업인스, 공기업인스의 대표이사, KB손보의 실무자 2명 등 임직원 3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상 부당한 공동행위로 금지되는 '입찰 또는 경매에 있어 낙찰자, 경락자(競落者), 투찰(投札)가격, 낙찰가격 또는 경락가격, 그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결정하는 행위' 즉 입찰담합을 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에 따르면, LH가 발주한 2017년 임대주택 등 재산종합보험과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 입찰에서 낙찰받은 KB손보는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지진으로 약 1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하자 이를 만회하고자 2018년 입찰에서 낙찰받기 위해 공기업인스와 담합을 모의하고 실행했다.
구체적으로 2018년 임대주택 등 재산종합보험 입찰에서 KB손보와 공기업인스는 삼성화재를 들러리로 섭외하고, 한화손보와 흥국화재에는 입찰에 불참하게 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가로 삼성화재놔 한화손보에는 낙찰예정자인 KB공동수급체의 지분 일부를 코리안리(재보험사)를 경유해 재재보험으로 인수하도록 하고, 흥국화재보험에는 2018년 화재보험입찰에서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도록 했다.
참여 업체는 KB손보, 롯데손보, DB손보, 현대해상, MG손보, 메리츠화재다.
MG손보와 DB손보는 삼성화재가 들러리로 입찰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입찰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찰 결과, KB공동수급체가 낙찰됐고, 낙찰금액은 2017년 약 35억 원 에서 2018년 153억 원으로 약 4.3배, 설계가 대비 투찰률은 2017년 49.9%에서 2018년 93.0%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는 LH가 2016년부터 재산종합보험입찰을 통합해 실시한 이래 낙찰금액과 설계가 대비 투찰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또 2018년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입찰에서는 KB손보와 공기업인스가 한화손보, 메리츠화재를 입찰에 불참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KB공동수급체 지분 일부를 배정해 주기로 했다. 참여업체는 KB손보, 흥국화재, 농협손보, 하나손보, MG손보다.
MG손보는 한화손보와 메리츠화재가 입찰에 불참하는 대신 지분을 배정받기로 한 사실을 인지하고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입찰담합에 가담했다.
그 결과 KB공동수급체에 낙찰됐고 낙찰금액은 2017년 대비 약 2.5배, 설계가 대비 투찰률은 2017년 57.6%에서 2018년 93.7%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 수치도 LH가 2016년부터 화재보험입찰을 통합해 실시한 이래 낙찰금액과 설계가 대비 투찰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아울러 MG손보는 한화손보·메리츠화재·삼성화재가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지 않아 지분을 배정할 수 없는데도 KB공동수급체의 지분을 비공식적으로 이들에게 배정하기 위한 지분 배정 근거를 만들기 위해 LH의 날인을 편집해 청약서 서명란에 붙이는 방법으로 청약서 및 보험증권을 위조했다. 이 중 삼성화재에 대한 지분 배정은 담합과는 무관해 제재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 장혜림 입찰담합조사과장은 “이번 조치는 보험사들이 들러리와 입찰 불참 대가로 재재보험을 인수하도록 하거나 청약서를 위조해 지분을 배정하는 방법으로 담합 대가를 제공하는 형태의 담합행위를 적발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공정위는 주택, 교복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형태의 입찰담합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 적발 시 단호하게 조치를 취하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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