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이달 22일로 예정된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천200명 이하로 결정해야 한다는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회장 이임성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한기정)는 7일 성명을 내고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의 주장은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전체 응시자의 약 38%만을 합격시키고 62%를 탈락시키라는 요구”라면서, “교육을 통해 법률가를 양성해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를 확산하고자 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비판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원)는 먼저 “응시자 대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80%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법전원에서의 교육은 황폐해지고, 이는 미래세대 법률가들의 실무능력과 국제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전원에 따르면, 변호사 시험 불합격자 수는 제1회 214명에서 제10회 1천450명으로 6.8배 증가했고, 합격률은 제1회 87.15%에서 제10회 54.06%로 대폭 하락했다.
특히 합격선 점수가 제1회 720.46점에서 제10회 895.85점으로 대폭 상승했다. 즉 단순히 합격자의 비율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합격자에게 요구되는 절대적인 점수가 매년 상승하고 있다.
법전원은 “이에 따라 법전원 학생들의 불안감이 가중돼 법전원 교육과 변호사시험, 실무연수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제도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면서, “즉 대다수 학생이 3년 내내 변호사시험 준비에 몰입하면서 다양한 특성화·전문화 선택과목이 폐강되는 등 학교는 법학의 다양성을 상실하고, 학생들은 단편적인 수험용 지식 암기와 수험용 기술 습득에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3년 내내 시험 준비에 매몰되다 보니 리걸클리닉, 모의재판, 실무수습, 자율적 학회 활동, 세미나 등의 적극적 활동이 빈약해지고, 이에 따라 미래의 법률가들에게 요구되는 의사소통, 협업, 비판적 사고, 전략적 사고, 프로젝트 관리 등의 능력을 함양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오히려 이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새롭고 독창적인 창의성과 개방성마저 3년의 수험용 암기 과정을 통해 철저히 퇴화시켜 버리는 것이 오늘날 변호사시험 제도의 뼈아픈 모습으로 이는 인공지능 시대에 다양한 직역과 국제무대에서 경쟁력 있게 활동해야 할 미래세대 법률가들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전원은 낮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특별전형, 지역인재 선발 의무, 장학금 등을 통해 법률가가 될 기회의 확대를 추구하는 국가정책과 법전원 설립 취지와는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법전원은 “시험을 통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법조인 양성제도를 개혁한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법률가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소외된 계층에도 법률가가 될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었다.”면서, “입학 인원의 7%를 특별전형을 통해 선발해야 하고, 등록금의 30% 이상을 장학금으로 지급해야 하며 지방소재 법전원은 지역대학 졸업자 중에서 정원의 10~20% 이상 선발해야 하는 등의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러한 제도를 통해 취약계층의 입학 기회를 확대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들의 실질적인 변호사 합격률이 50% 수준으로, 매년 변호사시험 낙오자가 발생해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면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지금처럼 낮게 유지한다면 정책목표인 취약 계층 배려와 지방 균형 인재 법조인 양성은 구호에만 그치므로 관련 제도들을 폐지하는 것이 솔직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법전원은 국내 전 업종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변호사들만 겪는 일이 아니므로 변호사 선발인원 감축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닌 법률서비스 시장의 구조개선과 체질 개선을 통해 풀어나갈 문제라고 주장했다.
현재 로스쿨을 통해 많은 수의 변호사가 새로 배출됐으나 송무 사건 수는 정체 상태여서 송무 시장이 포화상태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변호사 숫자는 3배 이상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민·형사 소송사건 수는 오히려 감소하거나 정체 상태다.
법전원은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 법률시장 매출 규모 역시 2010년 3조1천억 원에서 2020년 6조9천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고, 2021년 법률서비스 무역 시장 규모도 2조9천600억 원에 달한다.”며 “즉 변호사 수의 급증과 송무 사건 수의 정체로 인해 국내 송무 시장의 전반적인 사정은 악화했지만, 비송무 및 국경 간 법률서비스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업계의 포화 현상은 국내 송무 시장을 넘어선 시장 확대, 직역 확대, 법률서비스의 선진화 등 법률시장의 구조개선을 통해서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라며 “발전적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 없이 변호사 선발인원을 감축하자는 주장은 실제 시장 활성화에도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전원은 우리나라는 정부인가 방식이고 일본은 준칙주의 방식이기 때문에 변호사 선발인원 감축의 예로 거론되는 일본은 법률시장에 관한 적합한 사례가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법전원은 “일본과 한국을 비교해 변호사 선발인원이 감축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즉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 인구 2.48배, 국내총생산 3.5배에 달하지만 매년 배출되는 변호사 수는 1천500명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예에 따를 것을 주장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타국과 비교할 때에는 단순히 인구와 국내총생산이 아니라 법률시장의 규모를 비교·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보다 우리나라의 소송사건은 1.9배, 고소·고발 건수는 무려 39.7배에 달하는 등 법률서비스 수요 자체가 우리나라가 오히려 더 크다는 것이다.
법률가와 준법률가 양성체제 자체가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법전원은 “일본은 로스쿨 도입 이후에도 여전히 학부 법학과를 유지하고 있음으로 매년 수천 명의 법학 전공자들이 사회로 배출돼 기업 등의 사내법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한국은 법전원 개설 대학은 학부 법학과를 둘 수 없어 사내법무 업무 등도 변호사들이 담당할 것을 제도적으로 예정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점에서 볼 때 적어도 법률시장과 법률서비스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본이 우리의 모델이나 지향점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엄격하게 변호사 숫자를 통제하면서 전통적인 국내 송무 위주의 프랙티스에 안주하고 비송무 영역을 비변호사들에게 맡겨두고 있는 일본의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내 법률산업의 장기적인 발전방안을 구상하는 데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법전원 설립 취지에 맞게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응시자 대비 80% 이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전원은 “법전원 출범 당시 법원행정처, 법무부, 교육부 등 관계기관은 법전원 입학정원이 곧 법조인 배출 인원수라고 보았다. 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등 전문직 교육기관도 졸업자 대부분(95% 이상) 해당 전문가 자격을 취득하고 있다.”며 “최근 10년간 의사 국가시험(2013~2022년)은 총 3만1천101명이 합격했지만, 변호사시험(2012~2021년)은 1만6천49명으로 의사시험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이어 “자격시험으로 운영되는 이러한 시험들과 달리 변호사시험만 합격자 수를 별도로 엄격히 통제하는 것은 법전원 도입 취지를 전적으로 무시한 처사”라면서, “변호사시험은 학부에서 다양한 전공을 이수하고 정상적인 법전원 교육을 이수한 사람에 대해 법률가로서의 기본소양과 자질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자격시험이기 때문에 법전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사람은 단기간의 집중적인 준비를 통해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도록 시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성명서 전문이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정상화를 위해서는 변호사시험 응시자의 80% 이상 합격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에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 원장들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는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200명 이하로 줄일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는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전체 응시자의 약 38%만을 합격시키고 62%를 탈락시키라는 요구로서, 교육을 통해 법률가를 양성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
첫째, 응시자 대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80%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법전원에서의 교육은 황폐해지고, 이는 미래세대 법률가들의 실무능력과 국제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것이다.
이에 따라 법전원 학생들의 불안감이 가중되어, 법전원 교육, 변호사시험, 실무연수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제도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즉 대다수 학생들이 3년 내내 변호사시험 준비에 몰입하면서, 다양한 특성화·전문화 선택과목이 폐강되는 등 학교는 법학의 다양성을 상실하고, 학생들은 단편적인 수험용 지식 암기와 수험용 기술 습득에 내몰리고 있다.변호사시험 불합격자 수는 제1회 214명에서 제10회 1,450명으로 6.8배 증가하였고, 합격률은 제1회 87.15%에서 제10회 54.06%로 대폭 하락하였으며, 무엇보다도 합격선 점수가 제1회 720.46점에서 제10회 895.85점으로 대폭 상승하였다. 즉 단순히 합격자의 비율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합격자에게 요구되는 절대적인 점수가 매년 상승하고 있다.
또한 3년 내내 시험 준비에 매몰되다 보니 리걸클리닉, 모의재판, 실무수습, 자율적 학회 활동, 세미나 등의 적극적 활동이 빈약해지고, 이에 따라 미래의 법률가들에게 요구되는 의사소통, 협업, 비판적 사고, 전략적 사고, 프로젝트 관리 등의 능력을 함양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오히려 이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새롭고 독창적인 창의성과 개방성마저 3년의 수험용 암기 과정을 통해 철저히 퇴화시켜 버리는 것이 오늘날 변호사시험 제도의 뼈아픈 모습이다. 이는 인공지능 시대에 다양한 직역과 국제무대에서 경쟁력 있게 활동해야 할 미래세대 법률가들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것이다.
물론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인다고 이런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법전원과 교수들의 대대적인 각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낮은 합격률을 그대로 두거나 심지어 이를 더 낮춘다면, 더 나은 교육을 위한 그 어떤 개혁도 가능하지 않다. 변호사시험 합격률 80%는 법전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자 첫걸음이 될 것이다.
둘째, 낮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특별전형, 지역인재 선발 의무, 장학금 등을 통해 법률가가 될 기회의 확대를 추구하는 국가정책과 법전원 설립 취지와는 모순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를 통해 취약계층의 입학 기회를 확대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들의 실질적인 변호사 합격률이 50% 수준으로, 매년 변호사시험 낙오자가 발생하여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실제로 2019년의 경우 전체 합격률은 50.8%, 수도권 일반전형 졸업생의 합격률은 61.2%였으나, 특별전형 졸업생의 합격률은 33.6%(특히 지방권 법전원의 특별전형 졸업생의 경우 18.8%), 지역인재 졸업생의 합격률은 35.9%에 불과하였으나 현재는 더 하락한 추세이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지금처럼 낮게 유지한다면, 정책목표인 취약 계층 배려와 지방균형인재 법조인 양성은 구호에만 그치므로 관련 제도들을 폐지하는 것이 솔직한 처사일 것이다.“시험을 통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법조인 양성제도를 개혁한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법률가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소외된 계층에도 법률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었다. 입학인원의 7%를 특별전형을 통해 선발해야 하고, 등록금의 30% 이상을 장학금으로 지급해야 하며, 지방소재 법전원의 경우 지역대학 졸업자 중에서 정원의 10~20% 이상 선발해야 하는 등의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셋째, 법전원은 코로나 시국에도 엄정한 학사관리를 시행하고 있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충실한 교육을 수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학사관리가 엄정한 예로 자주 거론되는 의대와 법전원의 학사관리를 비교하면(2020년 대학알리미 기준), 의대(본과)의 경우 36개교 재학생 11,830명 중에서 22명(0.19%)이 자퇴 등으로 중도 탈락하였으나, 법전원의 경우 25개교 6,206명 중에서 자퇴 151명, 제적 7명, 기타 19명 등 177명(2.86%)이 중도 탈락하고 있다. 이 중 다양한 이유가 작용하는 자퇴를 제외하고 제적만 보더라도 법전원의 학사관리가 의대보다 오히려 엄격함을 알 수 있다.유급자의 숫자로 교육성과를 판단한다는 것이 매우 비교육적이기는 하나, 2011~2020학년도 전국 25개 법전원에서 유급된 인원은 평균 81.3명에 달한다. 졸업학점을 이수하였으나 졸업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는 등의 사유로 졸업하지 못한 학생의 수도 평균 90.8명에 달한다. 이는 법전원 학사관리의 엄격성을 보여준다.
법전원은 대한변협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가 실시하는 엄정한 본 평가, 자체평가를 2~3년마다 받은 결과, 전체 25개 법전원이 이 기준을 충족하여 인증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를 위해 엄격한 재정요건, 시설요건, 강의적합성, 연구실적 등을 충족하고, 매번 수천 페이지가 넘는 실사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법전원의 학사관리가 부실하다는 일각의 지적은 이러한 법전원 구성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다.
넷째, 국내 전 업종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변호사들만 겪는 일이 아니므로 변호사 선발인원 감축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닌 법률서비스 시장의 구조개선과 체질 개선을 통해 풀어나갈 문제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국내 법률시장 매출 규모 역시 2010년 3.1조원에서 2020년 6.9조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하였고, 2021년 법률서비스 무역시장의 규모도 2.96조 원에 달한다. 즉 변호사 수의 급증 및 송무사건 수의 정체로 인해 국내 송무시장의 전반적인 사정은 악화되었지만, 비송무 및 국경 간 법률서비스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로스쿨을 통해 많은 수의 변호사가 새로 배출되었으나 송무사건 수는 정체 상태여서 송무시장이 포화상태인 것은 사실이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변호사 숫자는 3배 이상 증가하였음에도 같은 기간 민·형사 소송사건 수는 오히려 감소하거나 정체 상태에 있다.
그러므로 변호사업계의 포화 현상은 국내 송무시장을 넘어선 시장 확대, 직역 확대, 법률서비스의 선진화 등 법률시장의 구조개선을 통해서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법학교육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비송무 영역과 국제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개방성을 심어주어야 하고, 변호사 업계 내부에서도 법률서비스의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며, 국내 법률가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 및 법률시장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수반되어야 한다. 변호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좋은 사례를 확산시켜야 한다.
그러한 발전적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 없이 변호사 선발인원을 감축하자는 주장은 실제 시장 활성화에도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2020 법무부 용역보고서 합격자 결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적인 수준을 견주어 봤을 때 우리나라 변호사 자격자의 수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국가보다 인구 1만 명당 법조인의 수가 크게 낮다. 이는 GDP 1억 달러당 법조인 수를 비교하더라도 마찬가지임을 알 수 있다.
다섯째, 우리나라는 정부인가 방식이고 일본은 준칙주의 방식이기 때문에 변호사 선발인원 감축의 예로 거론되고 있는 일본은 법률시장에 관한 적합한 사례가 아니다.
그러나 타국과 비교할 때에는 단순히 인구 및 국내총생산이 아니라 법률시장의 규모를 비교·분석해야 한다. 일본보다 우리나라의 소송사건은 1.9배, 고소·고발 건수는 무려 39.7배에 달하는 등 법률서비스 수요 자체가 우리나라가 오히려 더 크다. 더구나 일본은 법조 유사직역 인원이 한국보다 월등히 많으므로 단순비교가 어렵다.일본과 한국을 비교하여 변호사 선발인원이 감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즉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 인구 2.48배, 국내총생산 3.5배에 달하지만 매년 배출되는 변호사 수는 1,500명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예에 따를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법률가 및 준법률가 양성체제 자체가 다르다. 일본은 로스쿨 도입 이후에도 여전히 학부 법학과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매년 수천 명의 법학 전공자들이 사회로 배출되어 기업 등의 사내법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법전원 개설 대학은 학부 법학과를 둘 수 없으므로, 사내법무 업무 등도 변호사들이 담당할 것을 제도적으로 예정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일본은 법치주의의 확산 및 법률시장의 발달이라는 측면에서는 선진국 중에서 매우 이례적일 정도로 부진하다. 국내총생산 중 법률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영국은 물론 프랑스, 독일 등 대륙법계 선진국에 비해서도 훨씬 낮고, 인구당 변호사 숫자도 훨씬 적으며, 법률시장의 규모 자체가 한국보다도 작다. 헌법재판이나 행정소송도 드물고, 로펌들의 대형화와 국제화도 한국에 오히려 뒤진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적어도 법률시장 및 법률서비스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본이 우리의 모델이나 지향점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엄격하게 변호사 숫자를 통제하면서 전통적인 국내송무 위주의 프랙티스에 안주하고 비송무 영역을 비변호사들에게 맡겨두고 있는 일본의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내 법률산업의 장기적인 발전방안을 구상하는 데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법전원 설립 취지에 맞게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응시자 대비 80% 이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자격시험으로 운영되는 이러한 시험들과 달리 변호사시험만 합격자 수를 별도로 엄격히 통제하는 것은 법전원 도입 취지를 전적으로 무시한 처사이다.법전원 출범 당시 법원행정처, 법무부, 교육부 등 관계기관은 법전원 입학정원이 곧 법조인 배출 인원 수라고 보았다. 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등 전문직 교육기관의 경우에도 졸업자들은 대부분(95% 이상) 해당 전문가 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의사 국가시험(2013~2022년)은 총 31,101명이 합격했지만, 변호사시험(2012~2021년)은 16,049명으로 의사시험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변호사시험은 학부에서 다양한 전공을 이수하고 정상적인 법전원 교육을 이수한 사람에 대해 법률가로서의 기본소양과 자질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자격시험이다. 따라서 법전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사람은 단기간의 집중적인 준비를 통해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도록 시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법전원의 교육을 정상화하여 더욱 경쟁력 있는 미래의 법률가를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2022. 04. 07.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일동
법전원협의회
서울대학교
| 이사장
원장
| 한기정
|
| 영남대학교
| 원장
| 이동형
|
강원대학교
| 원장
| 문병효
|
| 원광대학교
| 원장
| 강승식
|
건국대학교
| 원장
| 최윤철
|
| 이화여자대학교
| 원장
| 정현미
|
경북대학교
| 원장
| 양선숙
|
| 인하대학교
| 원장
| 이경주
|
경희대학교
| 원장
| 박정훈
|
| 전남대학교
| 원장
| 정 훈
|
고려대학교
| 원장
| 정승환
|
| 전북대학교
| 원장
| 송문호
|
동아대학교
| 원장
| 송관호
|
| 제주대학교
| 원장
| 고봉진
|
부산대학교
| 원장
| 윤석찬
|
| 중앙대학교
| 원장
| 신우철
|
서강대학교
| 원장
| 왕상한
|
| 충남대학교
| 원장
| 육소영
|
서울시립대학교
| 원장
| 이상경
|
| 충북대학교
| 원장
| 장석천
|
성균관대학교
| 원장
| 김일환
|
| 한국외국어대학교
| 원장
| 전학선
|
아주대학교
| 원장
| 권건보
|
| 한양대학교
| 원장
| 강성태
|
연세대학교
| 원장
| 박동진
|
|
|
|
|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