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고용노동부가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2021년도 제58회 세무사 자격시험에 대해 채점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던 점을 확인하고 문제가 된 문항에 대해 다시 채점할 것을 권고했다.
고용노동부(장관 안경덕)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해 시행한 제58회 세무사 자격시험의 특정감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감사 결과 답안 채점의 일관성 미흡 문제를 확인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한국산업인력공단에 해당 문제(세법학 1부 문제 4번의 물음 3)에 대해서는 재채점을 하는 등 신속하게 후속 조치를 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외부에서는 ▲ 제2차 시험 난이도 조작(세무 공무원 출신자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세무 공무원 출신자가 시험을 보는 회계학 과목은 쉽게, 세법학 과목은 어렵게 출제), ▲ 국세청 출신 출제위원의 문제 출제 개입(국세청 출신이 제2차 시험 출제위원으로 참여해 문제 출제에 개입), ▲ 회계학 1부 출제문제 사전 유출(2021년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실시한 세무공무원 대상 자격시험과 세무사 제2차 시험 회계학 1부 ‘문제 1번’ 문항 일부가 일치), ▲ 세법학 1부 ‘문제 4번’ 외부 유료사이트 인용(세무사들이 이용하는 유료 회원제 실무사이트에 게재된 사례를 숫자만 바꿔 인용), ▲ 세법학 1부 ‘문제 4번’ 출제 오류(‘부담부증여’가 아닌 ‘양도’에 대한 내용으로 출제 오류 발생), ▲ 제2차 시험 과목 간 채점 조작(세법학 1부 ‘문제 4번’에 대해 회계학 1·2부 비과락자에 저득점, 과락자에 고득점 부여), ▲ 부실 및 대리 채점(채점위원이 3일 만에 채점 완료, 채점위원이 아닌 사람이 대리채점), ▲채점 담당자의 감사회피(채점담당자가 감사 시작에 맞춰 휴가 및 공로연수에 들어감)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제58회 세무사 자격시험 특정감사를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해 1월 14일까지 4주간 실지 감사로 실시했다.
고용노동부 감사관실 관계자는 이번 특정감사는 최종 합격을 결정하는 제2차 시험의 시행계획 수립과 출제·채점위원 선정, 문제 출제 및 답안 채점 실시 등과 관련한 규정 준수 여부, 논란이 된 문제에 대한 채점의 적정성과 의도적인 시험 난이도·채점 조작, 문제 사전유출 등 외부에서 제기한 의혹 등 확인에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시험 출제 분야에서는 관련 규정에서 정하는 출제·시행·채점 방법 등을 포함하지 않고 시험 시행계획을 수립한 점과 출제위원 선정 시 자격담당자가 전산선정시스템에 따라 부여된 위촉 우선순위대로 선정하지 않는 등 출제위원 위촉 규정을 미준수한 점, 제2차 시험과목 전체 16개 문항 중 10개 문항에서 예상 난이도와 실질 난이도가 불일치했으며 난이도 조정과정이 미흡한 점 등이 확인됐다.
답안 채점 분야에서는 일부 문제(세법학 1부 문제 4번의 물음 3)의 경우 채점위원이 같은 답안 내용에 대해 다른 점수를 부여하는 등 채점의 일관성이 미흡했다. 채점담당자가 이러한 채점 일관성 부족 문제를 채점 진행 단계에서 제대로 확인·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 외 일반 응시생의 합격률을 낮추기 위한 의도적인 시험 난이도와 채점 조작, 국세청 관련자의 문제 출제 개입, 부실·대리 채점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위법·부당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해 숙련위원과 비숙련위원이 적절히 위촉될 수 있도록 출제위원 선정방식을 개선하고, 적정난이도 유지를 위해 출제 시 난이도 검토기능을 강화하도록 했고, 1인 채점위원제도에서는 채점위원의 실수(채점 일관성 미흡, 채점 엄격화·관대화 등)를 방지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2인 이상의 채점위원이 함께 채점해 점수를 산정하도록 하는 등 채점 방법을 개선하고, 채점 완료 전에 채점의 일관성 미흡과 채점 엄격화·관대화 등 채점 과정상의 문제를 확인할 수 있도록 검토 프로세스를 마련하도록 했다.
또한 세무사 자격시험이 수입 대비 지출 과다로 매년 적자가 발생해 시험시행의 안정성과 공신력 제고를 위한 제도·절차 개선에 드는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소관 부처와 협의하도록 통보했다.
채점 일관성 미흡 문제(세법학 1부 문제 4번의 물음 3)에 대해서는 응시생 전원의 답안지를 재채점하는 등 보완방안을 마련해 채점의 적정성을 확보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출제위원을 규정대로 위촉하지 않은 담당자를 포함해 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자와 상급자 총 6명에 대해 징계 등 신분상 조치를 하도록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문제들은 특정 직원 또는 부서만의 업무 소홀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기관 전체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한국산업인력공단에 ‘기관경고’ 조치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세무사 자격시험과 같이 일반 국민과 해당 업무 경력자가 함께 경쟁하는 국가전문자격시험에서는 출제와 채점에서의 공정성·적정성 확보가 특히 중요하다.”면서, “이번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의 이행 여부를 지속해서 확인해 세무사 자격시험, 나아가 국가전문자격시험 등에서 불공정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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