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2010년 11월 21일 이전부터 진폐와 합병증으로 산재 요양 중이거나 요양 중 사망했음에도 아직까지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못한 근로자나 유족은 금년 5월 8일까지 근로복지공단에 장해급여를 청구해야 한다.
근로복지공단(이사장 강순희)은 4일 진폐 요양 중 장해급여의 청구시효가 임박했다면서, 아직 청구하지 않은 대상자의 신속한 청구를 당부했다.
광산근로자의 대표적인 직업병인 진폐증은 석탄 및 암석 분진 등의 미세 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쌓이게 된 결과 발생하는 섬유증식성 변화를 주된 증상으로 하는 질병으로 심폐기능의 저하를 불러오며, 한번 악화되면 거의 회복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원칙적으로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는 요양이 끝난 후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서 장해판정을 받은 사람에게만 지급할 수 있기 때문에 산재노동자는 원칙적으로 요양이 끝난 후에만 장해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6년 “진폐의 경우 상병 특성상 치료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어 증상이 고정됐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진폐 합병증으로 요양한다는 이유로 장해등급 판정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대법원2016두48485)”는 내용으로 진폐로 요양 중에도 장해급여 지급이 가능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과거에는 진폐요양 중 산재장해 등급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2010년 11월 21일부터 개정 <산재보험법> 시행으로 진폐요양 중 장해등급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에서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개정 <산재보험법> 시행일 이전부터 진폐로 요양한 경우에도 요양 중 장해를 인정하도록 2017년 5월 8일 업무처리기준을 변경했다. 이후 소멸시효 5년 이내인 2022년 5월 8일까지 접수되는 청구서에 대해서 진폐 장해급여 지급이 가능하게 됐다.
다만,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 소멸시효는 5년이기에 업무처리기준 변경 이후 5년이 경과되는 2022년 5월 9일부터 접수되는 청구서는 소멸시효 도과로 지급이 불가능하게 된다.
대법원 판결 적용 대상자는 '진폐 장해등급 판정 없이 2010년 11월 21일 이전부터 진폐와 합병증으로 산재 요양 중이거나 요양 중 사망한 근로자'에 한한다. 장해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근로복지공단 강원 또는 광주지역본부 진폐보상부에 장해급여 청구서를 오는 5월 8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아울러, 광업 사업장에서 상시분진에 노출된 직력이 있는 진폐 근로자의 경우에는, 장해급여 외에 <진폐예방법>에서 정하고 있는 장해위로금(장해보상일시금의 60%)을 추가로 받을 수 있으므로 장해위로금 지급신청서를 함께 제출하면 장해위로금도 받을 수 있다.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대법원 판결로 진폐증 요양 중에도 장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그동안 돌아가신 분들도 많고 판결 내용을 잘 몰라 아직도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않은 분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청구권 소멸시효가 임박한 만큼 진폐 요양 환자나 유족은 꼭 청구기한 내에 청구해 소중한 권리가 소멸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