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원사업자가 제품의 규격 등 사양을 지정해 제조를 위탁하고 수급사업자가 제3자에게 재위탁한 후 수급사업자 명의로 납품하는 등 물품 제조과정에 책임을 질 때는 하도급법 적용대상인 제조위탁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는 하도급거래를 하면서 계약서면을 미발급한 채 하도급 대금을 주지 않거나 부당한 반품행위 등을 한 ㈜신성이엔지와 시너스텍㈜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시너스텍㈜에 대해서는 과징금 2천만 원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시너스텍㈜은 2018년 5월 1일 ㈜신성이엔지로부터 분할돼 신설된 회사다. 이 사건 하도급거래와 관련된 사업부문이 시너스텍㈜로 이전되면서 분할 이전 거래는 ㈜신성이엔지가 법 위반 당사자고 분할 이후 거래는 시너스텍㈜가 법 위반 당사자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성이엔지와 시너스텍㈜은 2015년 8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수급사업자에게 반도체 등의 공정자동화설비 관련 부품 제조를 위탁하고 완성된 위탁목적물을 납품받았다.
이 과정에서 하도급계약에 관한 서면을 신고인으로부터 위탁대상 목적물을 수령한 이후에 발급하거나 양 당사자의 서명 또는 기명날인 없이 발급해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을 위반했다.
또 2016년 4월 수급사업자에게 이 사건 제조를 위탁한 후 위탁한 목적물을 2016년 5월 수령했으나 398만 원 상당의 위탁 목적물을 물품 초과 납품 등을 이유로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578일이 지나 신고인에게 반품해 <하도급법> 제10조 제1항을 위반했다.
아울러 2016년 5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한 목적물을 수령했음에도 하도급대금 4천806만 원을 지급하지 않아 <하도급법> 제13조 제1항을 위반했다.
2015년 12월부터 2022년 2월에는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법정 지급기일인 60일을 초과해 지급하면서 초과기간에 대한 지연이자 총 4천256만 원을 지급하지 않아 <하도급법> 제13조 제8항을 위반했다.
4천256만 원은 법정지급기일을 초과해 지급함에 따라 발생한 지연이자 468만 원과 미지급 하도급대금 4천806만 원을 지연 지급해 발생한 지연이자 3천788만 원의 합계액이다.
이와 함께 2015년 9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면서 해당 어음의 만기일이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법정 지급기일)을 초과함에도 초과기간에 대한 어음 할인료 1천284만 원을 지급하지 않아 <하도급법> 제13조 제6항을 위반했다.
공정위는 ㈜신성이엔지와 시너스텍㈜가 이 사건 심의 전인 지난 2월 9일 미지급 하도급대금과 지연이자 등 지급대상 금액인 1억346만 원을 수급사업자에게 모두 지급하고 자진 시정해 지급명령은 시정조치내용에서 제외했다.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 제조하도급개선과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를 위탁할 때 수급사업자가 직접 제조를 하지 않고 제3자에게 재위탁, 납품한 거래에 대해서도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법 준수의무를 부과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즉, 원사업자가 제품의 규격 등 사양을 지정해 제조를 위탁하고 수급사업자가 자신의 명의로 납품하는 등 물품 제조과정에 책임을 질 때는 하도급 적용대상인 제조위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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