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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과정→경영대학원 수료’로 학력 허위기재 후보 당선된 체육회장선거는 '무효'

대법원 “최종학력 허위기재는 중대사항, 선거권자 공정 판단 못할 위험 초래”
[한국법률일보] 지역 체육회장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로 당선됐더라도 후보자가 학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면 그 선거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재판장 김선수 대법관, 주심 오경미 대법관, 박정화·노태악 대법관)는 체육회장 선거 후보자였던 나관규·이재식 등 2인이 강원도 정선군체육회를 상대로 낸 선거무효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의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대법원 2021238032)

나관규, 이재식, 최상철 씨 등 3명은 2020218일 실시된 초대 민선 정선군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투표권을 가진 55명의 선거인단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최상철 후보가 29(52.7%), 나관규 후보가 11(20%), 이재식 후보가 15(27.3%)를 득표해 최상철씨가 체육회장으로 선출됐다. 초대 민선 정선군체육회장 임기는 20232월까지 3년이다.

최상철 후보는 중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임에도 202027일 선거관리규정 제16조 제2항에 따라 후보자등록을 하면서 후보자등록신청서의 학력란에 ‘A중학교 졸업/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라고 기재하는 한편 이력서의 학력 및 경력사항란에 동일 내용을 기재해 제출했다.

그러나 최상철 후보가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정규학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을 뿐 정규학력으로 인정되는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 정규과정을 수료한 적이 없다.

1심인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제1민사부는 최상철의 후보자 등록신청서 등에 학력이 허위로 기재한 것은 거짓으로 작성한 것이므로 정선군체육회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후보자 등록을 무효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인 서울고등법원 춘천 제2민사부는 최상철이 후보자등록신청서와 이력서에 거짓으로 학력을 기재했음은 인정되지만, 그러한 행위가 후보자등록 무효사유에 관한 선거관리규정 제16조 제5항 제2호에서 정한 중대한 사항을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면서, 최상철씨를 후보자에 포함해 회장으로 선출한 선거가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 제1부는 후보자등록신청서의 학력란에 사실과 다르게 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를 최종학력으로 기재하고 이력서에 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가 아닌 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를 기재한 것은 선거관리규정 제16조 제5항 제2호에서 정한 중대한 사항을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로서 후보자등록 무효사유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제1부는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거권자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후보자의 경력 등에 관해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하는데 학력경력에 속하는 주요 사항 중 하나로서 선거권자가 후보자의 자질과 적격성을 판단해 적절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므로, 후보자의 학력에 관해 선거권자에게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면서, “체육회 선거관리규정 제16조 제2항이 후보자등록신청서 등에 최종학력을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취지 역시 선거권자에게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시했다.

이어 선거관리규정 제16조 제2항이 마련된 목적에 반해 후보자가 후보자등록신청서 등에 최종학력을 거짓으로 기재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선거권자가 후보자의 자질과 적격성을 과대평가함으로써 투표에 관한 공정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되는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면서, “이는 선거관리규정 제16조 제5항 제2호의 규정 취지에 반하는 부당한 결과다.”라고 적시했다.

대법원 제1부는 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는 표현은 정규학력으로서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이해되는 것이지 대학원이 비정규학력과정으로 개설한 다양한 교육과정 중 하나를 이수했다는 의미로 사용되거나 이해되지는 않는다.”면서, “정규과정과 비정규과정은 그 교육기간이나 교육내용은 물론 입학자격이나 과정의 난이도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중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인 최상철이 후보자등록신청서의 학력란에 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를 최종학력으로 기재하고 이력서에 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가 아닌 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를 기재해 선거권자는 최상철의 자질과 적격성을 과대평가함으로써 최상철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될 수 있다.”면서, “이는 선거권자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관해 허위사실을 기재하는 행위로서 선거관리규정 제16조 제5항 제2호에 의해 금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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