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고속도로를 달리던 트럭에서 떨어진 낙하물로 인해 뒤따르던 차량이 파손된 사고에서, 피해 차량 운전자에게 재산상 손해 외에도 정신적 손해를 인정해 위자료 1백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방법원 민사2부(재판장 이준영 부장판사, 장성신·박관형 판사)는 승용차 운전자 A씨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연합회)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선고했다.(울산지방법원 2021나10791)
A씨는 2020년 7월 31일 오후 4시 44분경 충주시 중앙탑면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휴게소 3km 전 지점을 운행하던 중, 앞서 달리던 장축카고트럭 아래쪽 부분에서 튀어나온 고임목으로 인해 차량 전면유리창과 보닛 부분이 파손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1심에서 피고를 상대로 재산상 손해 753만9240원과 위자료 3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런데 1심 법원이 재산상 손해배상청구만 인정하고 위자료 청구를 기각하자 A씨는 항소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항소심 재판부는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차량의 운전자는 차량에 적재된 물건이나 차량 부품이 고속도로에 떨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차량을 점검하고 주의할 의무가 있고, 특히 많은 물건을 적재하고 운전하는 화물차 운전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피고 차량의 운전자는 피고 차량에 적재된 고임목의 관리를 부실하게 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도로교통법> 제39조 제4항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운전 중 실은 화물이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확실하게 고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고속도로로 당시 원고와 피고 차량이 빠른 속도로 주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임목이 원고 차량을 충격한 강도는 원고 차량의 보닛 부분이 움푹 들어가고 전면 유리창 파편이 차량 내부까지 비산될 정도였다.”면서 “원고가 고임목을 피하고자 또는 그 충격으로 당황해 차량 진행방향을 급하게 변경했다면 원고 차량이 도로 분리 벽을 충격하거나 2차로 후방에서 진행 중이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설시했다.
이어 “사고의 경위와 원고 차량 파손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다행히 사고가 원고의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인 손해를 초래하지는 않았지만, 자칫 원고와 원고의 가족의 생명·신체를 중대하게 침해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위험한 사고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면서, “사고의 위험성과 당시 원고가 받았을 정신적 충격 등을 고려하면 단지 결과론적으로 원고가 생명·신체에 침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적 손해배상에 따라 원고의 정신적 고통까지 회복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위자료의 액수에 관해서는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원고의 피해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할 때, 원고의 위자료 손해는 1백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면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00만 원과 사고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0. 8. 25.부터 이 사건 소장 송달일인 2020. 9. 23.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연 2%,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연 2.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해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해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법원은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있는 경우로 판단해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