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예순이 넘은 A씨는 휴대전화 가입 시 대리점 직원으로부터 기존 단말기 반납을 강요받았고, 약속했던 요금 할인도 적용받지 못했다며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통신분쟁조정위원회가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대리점 측에서 요금할인 명목으로 단말기 반납을 유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은 정황을 파악했고, 가입신청서에 A씨의 자필서명이 누락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위약금 없이 서비스를 해지하도록 하고 미납요금 전액을 면제 처리하며 A씨에게 불편을 끼친 사항에 대해 위로금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양 당사자에게 제시했다.
피신청인인 통신사측에서는 이 조정안을 받아들이며 업무처리절차 개선 등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A씨도 조정안을 수락해 조정이 원만하게 성립됐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는 2021년 통신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김기중)에 접수된 통신분쟁 사건 중 이같이 의미있는 주요 사례 100건을 선정해 ‘2021년 통신분쟁조정 사례집’을 3일 발간했다.
사례집 제1장에는 통신분쟁조정위원회 소개와 조정절차 안내, 제2장에는 분쟁상담과 조정사건 처리 현황, 제3장에는 이용자에게 참고가 될 만한 통신분쟁조정 사례가 담겼다.
2021년 통신분쟁조정 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총 1만80건으로 전년 대비 8.7% 감소했다. 유선 전화상담이 9천936건(98.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통신분쟁조정 지원시스템을 통한 인터넷상담 99건(1.0%), e-메일 등을 통한 기타 상담 45건(0.4%) 등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 상담 현황을 보면, 서비스 이용계약의 체결·이용·해지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인 ‘이용계약’이 3천769건으로 전체의 37.4%를 차지했다.
이어 ‘중요사항 설명 또는 고지 안내’가 2천206건(21.9%), 전기통신서비스 품질과 관련된 분쟁인 ‘품질’이 2천80건(20.6%), 통신분쟁조정위원회 조정신청 방법과 구비서류 등의 안내 상담인 ‘신청 안내 등 기타’가 2천25건(20.1%) 순으로 나타났다.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통신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2019년 155건, 2020년 572건, 2021년 1천17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통신분쟁조정 제도가 시행된 2019년 6월 이후 총 1천897건의 조정신청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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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조정 신청 현황(자료=방송통신위원회) |
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조정안이 제시된 사건 중 양 당사자가 수락한 ‘조정성립’ 건수는 2019년 31건, 2020년 98건, 2021년 156건으로 총 285건이 해결됐다. 양 당사자가 수락하지 않거나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조정불성립’ 건수는 2019년 47건, 2020년 293건, 2021년 245건으로 총 585건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조정안을 제시해 조정 진행 중인 사건은 42건이다. 취하 등의 기타 사유로 종결된 사건은 2019년 13건, 2020년 32건, 2021년 272건으로 총 317건이며 지난해 말 122건이 사실 확인 진행 중이다.
2021년 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된 사건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경기 지역이 총 604건으로 전체의 약 51.6%를 차지했다. 나머지 48.4%는 지역별로 고루 분포돼 있어 통신 서비스에 관한 분쟁이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27.0%), 경기 (24.6%)에 이어 부산(9.5%), 대구(5.5%), 인천(4.9%), 경남(4.5%)이 뒤따랐다.
통신분쟁조정 피신청인의 대부분은 이동통신망 사업자(MNO)였다. 지난해에는 SKT, KT, LGU+ 3사의 분쟁 건이 970건(82.9%)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KT가 490건(41.9%)으로 가장 많이 신청됐다.
지난해 피신청인별 분쟁조정 처리 현황을 보면 총 761건이 조정 전 합의 또는 조정안 수락 등으로 종결돼 75.6%의 해결률을 나타냈다. 무선통신서비스 부문의 해결률은 72.6%, 유선통신서비스 부문의 해결률은 82.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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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분쟁조정 처리 현황 분포도(자료=방송통신위원회) |
주요 피신청인의 해결률을 비교하면, 무선통신서비스 부문에서는 LGU+가 77.9%로 가장 높고 SKT가 68.1%로 가장 낮았다. 유선통신서비스 부문에서는 LGU+가 87.6%로 가장 높고 SKT가 70.6%로 가장 낮았다.
제3장 통신분쟁조정 사례에는 지난 한 해 동안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서 접수·처리한 사건 중 의미 있는 주요 사례 100건을 선정해 담았다. 사건 개요와 조정당사자 입장, 사실 확인 결과 및 법률적 판단에 근거한 조정이유, 조정 전 합의내용 등으로 구성됐다.
또 지난해 9월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됨에 따라 앱 마켓에서의 이용요금 결제, 결제 취소 또는 환급에 관한 분쟁이 조정대상에 포함돼 ‘앱 마켓 관련 분쟁’이 통신분쟁조정 사례 유형에 추가됐다.
통신분쟁조정사례 분류 유형은 ▶이용계약 관련 분쟁 ▶품질 관련 분쟁 ▶중요사항 설명 또는 고지 안내 관련 분쟁 ▶앱마켓 관련 분쟁 ▶기타분쟁으로 나눠 구성됐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다양한 분쟁조정 사례가 이용자와 사업자간의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는 지침으로 활용돼 국민의 피해구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통신분쟁조정제도가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소통창구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부터 통신서비스 이용자와 전기통신사업자간에 발생하는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유사 조정사례를 담은 사례집을 발간해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법정위원회인 통신분쟁조정위원회 2기 김기중 위원장은 "통신분쟁조정위원회는 출범 이후 2020년 말까지 총 727건의 통신분쟁조정 신청을 받아 그 대부분을 기한 내에 마무리했고, 2021년에는 조정신청 건수가 1,170건으로 크게 증가해 업무부담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안에서 양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결론을 이끌어내어, 전기통신사업자와 이용자 사이의 분쟁이 소송으로 나아가지 않고 조정 단계에서 종결되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유형별로 정리된 통신분쟁 사례가 전기통신사업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참고가 됨은 물론 앞으로의 분쟁 사건들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