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대리점거래계약서를 사용하는 주류·화장품 등 업종의 본사는 대리점이 코로나19 등 재난·위기 상황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우면 공급업자에 대한 상품대금의 지연 지급에 따른 이자를 경감·면제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기계·사료·생활용품·주류·페인트·화장품 6개 업종의 표준대리점거래계약서를 제정했다고 발표했다.
표준대리점거래계약서는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예방·개선하기 위해 대리점거래에 있어 표준이 되는 계약의 기본적인 사항을 담고 있는데, 표준계약서 사용 여부는 대리점 분야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 시 단일 기준으로서는 가장 큰 배점(100점 만점에 20점)을 차지하고 있고, 협약평가 결과에 따라 직권조사 면제, 표창 수여 등의 혜택이 제공되고 있어 사용 유인이 크다.
이번 6개 업종 표준대리점거래계약서에는 공통으로 ▶ 대리점의 공급업자에 대한 상품 대금 지연 지급에 따른 이자 경감·면제(코로나19 등 위기 상황 시), ▶ 대리점에 공급업자의 온라인판매 관련 정보제공 요청권 부여, ▶ 대리점에 계약갱신(4년 범위 내) 요청권 부여 등이 규정됐다.
세부적으로 대리점이 공급업자에 대한 상품 대금을 지연 지급해 발생하는 이자를 상법상 상사법정이율인 연 6%로 한정했고, 공급업자의 제품 밀어내기 방지를 위해 전산시스템 등을 통해 발주 내역이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하며, 공급업자가 발주내역을 사후에 임의로 수정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또 공급업자가 대리점에 납품하는 상품에 대해 종류·수량·가격·납품 기일을 사전에 발주의뢰서와 매출전표 등의 서면에 명시하도록 하고, 사전에 정한 내용대로 납품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하면 즉시 대리점에 통지하도록 했다.
공급업자가 대리점에 납품하는 가격이 온라인 쇼핑몰이나 직영점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가격보다 높으면 대리점에 납품가격 조정요청권을 부여했다.
공급업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반품에 드는 비용과 대리점의 정당한 반품 요구에 대한 공급업자의 수령 거부·지연 등으로 인한 비용은 공급업자가 부담하도록 명시했다.
공급업자의 온라인판매로 인한 대리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공급업자가 대리점이 취급하는 것과 같은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할 때 가격과 수량, 거래유형 등 온라인판매 관련 정보를 대리점에 제공하도록 했다.
다만, 주류의 온라인판매는 원칙적으로 금지되므로 관련 조항은 제외했다.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제3조)
대리점의 투자비용 회수를 위해 최초 계약 시점으로부터 최소한 4년 동안 거래가 보장될 수 있도록 대리점에 계약 갱신 요청권을 부여했다. 대리점에 중대한 계약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급업자는 대리점의 계약 갱신 요청을 수락해야 한다.
공급업자가 합리적인 사유 없이 대리점에 상품 납품을 중단하거나 현저하게 납품물량을 축소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기계와 화장품 업종은 거래 방식과 관행 등에 차이가 있어 업종별 특성을 반영했다.
기계 업종은 제품 하자에 따른 애프터서비스는 원칙적으로 공급업자가 수행하되 대리점에 위탁할 때 수수료 등을 지급하고 부품·매뉴얼 제공, 기술교육 등의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규정했다.
화장품 업종은 방문판매 형태의 유통방식이 활용되고 있음으로 <방문판매법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도록 하고, 공급업자가 방문판매원을 지원하면 대리점과 협의하도록 했다.
주류업종은 공급업자가 대리점에 설비, 기기, 시설, 물품 등을 지원할 때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도록 했다.
또 <주류 거래 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제2조 및 제3조에 따라 주류 거래와 관련된 리베이트 제공 등 금품 수수가 금지됨을 명시했다.
공급업자 또는 대리점은 상대방에게 리베이트 제공행위를 하거나 리베이트 제공행위를 할 것을 요구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했다.
공정위 대리점거래과 관계자는 “이번에 제정된 표준대리점거래계약서는 공급업자와 대리점 간의 거래관행을 개선하고, 거래상 지위가 열등한 대리점주의 권익을 증진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공정위는 공급업자와 대리점 단체 등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등을 통해 표준계약서의 취지, 내용 등을 충분히 알리고, 대리점법 제12조의 2 공정거래협약 제도와 연계해 그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이전기사 :권익위 “행정심판 청구서, 혼자서도 쉽게 작성할 수 있게”…’22년 행정심판 업무계획
다음기사 :정부, 건설현장 채용강요 등 불법행위 근절 위해 엄정 대응 기조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