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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시민단체 “SK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사퇴하라”

SK실트론 2천여억 원 불법·부당이익 사회 환원 요구
[한국법률일보]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와 환경·시민단체들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과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피해자연합 등 20여 곳의 환경·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12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태원 SK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직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와 환경·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앞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촛불계승연대)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해 12월 2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SK 및 그 총수인 최태원과 동일한 사람인 자연인 최태원에게 각각 8억 원씩 부과한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과 관련된 시민단체 입장을 밝히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는 2017년 1월 실트론 주식 70.6%를 직·간접적으로 취득했다. 또 SK는 일정 지분 이상(3분의 2)을 보유해야 회사의 주요 사안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에 따라 70.6%의 지분을 먼저 취득하고, 나머지 29.4%는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그럼에도 SK는 최태원 회장이 실트론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이사회 심의 등 합리적 절차를 밟기는커녕 사적인 주식인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자연인 최태원에게 직간접적인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즉, SK가 SK를 위해 일해야 마땅한 SK 대표이사에게 자연인 최태원을 위해 SK가 행사할 수 있는 실트론 주식지분 추가매입 입찰 기회를 포기하도록 협조했다는 게 공정위가 내린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와 환경·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앞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촛불계승연대)
송운학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상임대표는 “공정위가 내린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은 대기업 총수가 가진 절대적인 지배력과 내부정보 등을 활용해 사익을 챙긴 행위를 최초로 제재한 사건으로 일정한 의미가 있다.”면서도 “2020년 말을 기준으로 할 때 주식 가치가 2017년보다 1,967억 원 상승한 것에 비교할 때 지나치게 가벼운 솜방망이 징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검찰 고발이라는 전속 권한을 행사하지 않아 시정명령 역시 아무런 실효성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운학 대표는 “이러한 허점투성이 제재를 보완하려면, SK 그룹이 2008년 사회공헌위원회를 만든 이후 사회적 가치 창출과 ESG 경영 등을 내걸고 만들어진 총 7개 위원회로 편제된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실트론 주식인수과정에서 가로챈 불법 부당이익 약 2,000억 원을 즉각 사회에 환원하고, 대한상의 회장직에서도 즉각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작은 지분으로 온갖 편법과 불법을 동원해 이루어지고 있는 3대, 4대까지의 경영권 승계 자체를 금지하고 선진국처럼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제하는 입법 운동을 강력하게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와 환경·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앞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촛불계승연대)
박혜정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피해자연합 대표는 “SK가 1994년 가습기살균제를 최초로 출시한 이후 현재 1,740명이 사망한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발생했지만, SK는 지난해 1월 12일 무죄를 선고받았다.”면서 “피해자들의 사망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 증상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을 무기로 가해 기업인 SK가 무죄를 앞세우며 현재까지도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인천 서구 원창동에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은 50만여 평 부지에 정유공장(휘발유·등유·항공유·경유·LPG·아스팔트 생산)은 하루 27만5,000배럴, 년간 추정 7,000만 배럴 생산과 폭발력이 강한 PX 공정, BTX 공정, 납사개질 공정 화학공장이 가동 중인데 인근에 주택가와 아파트, 또한 공장 코앞에 학교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유공장 탱크 14기 550만 배럴, 화학 공장은 저장 탱크 108기 860만 배럴 등 총 122기 저장 탱크에 1,410만 배럴을 저장하기에 폭탄을 안고 살고 있어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여기에 수소플랜트 13,000평 시설에 년간 3만t 수소생산과 수소 옥외 저장 탱크 90t 규모 2기 설치 허가를 인천 서구청에 신청했다.”고 부연했다.

김선홍 상임회장은 “글로벌 경제 추세에 부응해 수소경제로의 전환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주택가나 아파트, 학교 코앞에 폭탄급 공장에다 년간 3만t 생산 규모 수소플랜트까지 추가한다면 폭탄공장에 또다시 폭탄공장 몰아주는 것이므로 SK는 스스로 대체 부지를 마련하고 신청서를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보영 SK인천석유화학 이전추진주민협의회 대표는 2013년 9월과 10월 SK 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PX)공장 증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했지만, 2014년 지방선거에 공천을 받지 못한 구청장이 퇴임 10일 전 SK 파라자일렌(PX) 증설 준공허가 승인을 내주고 먹튀한 기가 막힌 사건도 있었다고 알렸다.

또 SK건설이 SK 인천석유화학 공장 내 440KW, 26평 정도 소규모 수소 연료전지발전시설 건축 허가를 신청했지만, SK인천석유화학 공장에서 발생할 시설과 화재(낙뢰), 안전 대책 미흡과 악취 등으로 환경, 안전의 민원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유류 저장, 송유 설비’의 안전과 환경에 문제점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2019년 6월 인천 서구청이 이를 반려했고, 이에 대한 이의신청 역시 인천시 행정심판위원회가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 촛불계승연대 천만행동, △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 피해자연합, △ SK 악행(惡行) 척결 공동행동, △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 SK 인천석유화학 이전 주민대책위, △ 글로벌 에코넷, △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 전북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연합, △ 개혁연대 민생행동, △ 공익감시 민권회의(준), △ (사)에버그린, △ (사)한국실내환경협회, △ 21녹색환경네트워크, △ 아리수 환경문화연대, △ 한강사랑시민연대, △ 부정부패추방 실천시민회, △ SK 울산에너지 불법산업 폐기물 매립 공동행동, △ 기업 윤리경영을 위한 시민협, △ 환경과 복지를 생각하는 시민모임, △ 수도권매립지 연장 반대 범시민단체협의회 등의 단체가 참여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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