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사례
“가해자에게 너무 화가 납니다”
늦은 밤, 직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는 A씨는 늘상 걷는 길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떠드는 먹자 골목길이었는데요. A씨는 집과 직장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고 거의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하여 먹자골목길을 지나가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늦게까지 업무를 보게 되어 늦은 밤 퇴근을 하게 된 A씨. 늦은 밤 보게 된 먹자골목은 간판의 빛과 사람들의 대화로 가득 찬 곳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술에 취한 사람들도 자주 보였는데요. 그러던 중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자와 같이 길을 걷고 있는 남자 B씨와 실수로 어깨를 부딪히게 됩니다.
실수라고 해도 A씨가 부딪힌 건 아닙니다. B씨가 비틀거리다가 A씨에게 부딪힌 것인데요. A씨는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만 피곤한 마음에 귀가를 서두릅니다. 그런데 길을 가는 A씨에게 B씨가 이렇게 말한 것이죠.
“야, 너 이리 와 봐!”
이후에는 막무가내였습니다. B씨는 이리오라는 말과 달리 본인이 뛰쳐나가 A씨의 배를 발로 걷어차고, 넘어진 A씨를 마구잡이로 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B씨를 말리는 B씨의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사람도 보였지만 의식이 점차 흐려졌습니다.
얼마가 지났을까요. 누군가의 신고로 인해 출동한 경찰. 주변의 목격자가 충분히 많았기 때문에 B씨는 경찰에서 기소를 받을 상황에 처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A씨에게 합의를 하자며 선처를 구합니다.
A씨는 합의를 해 주어야 하는 걸까요?
▶ “섣불리 합의를 하면 안 됩니다.”
물론 이렇게 심한 폭행을 당한 A씨는 이에 대한 피해보상을 받아야겠죠. 그런데 굳이 가해자가 원하는대로 합의를 해 줄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위 상황에서 A씨에 대한 B씨의 죄목이 ‘폭행’이라면 합의 및 피해자의 처벌불원으로 공소권이 없어 죄가 되지 않을 수 있고, ‘상해’라면 합의 및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참작될 뿐 처분 자체는 내려지게 됩니다.
한편, 경찰에서는 단순 폭행에 관하여서는 합의를 많이 권유하게 되는데요. 수사를 빠르고 간단하게 종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이용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찰의 권유가 있더라도 이를 곧바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 여러 많은 사항을 고민하지 못하고 합의했다가, 피해를 받은 것보다 너무 적게, 나중에 피해가 나타날 것까지 고려하지 못하고 합의를 해 후회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만약 합의사항을 정하여 합의를 한다고 하여도, 가해자가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만 받고 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절대 먼저 합의서를 작성하여 주면 안 됩니다. 이에 대하여 추후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길고 까다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곧바로 현금으로 받거나 계좌이체로 먼저 돈을 지급받기 전에는 합의서를 작성하여 주면 안 됩니다. 또한 합의서의 문구에도 주의해야 하는데요. 합의금은 형사적인 부분과 민사적인 부분으로 나뉘어지게 됩니다. 다만 형사합의를 하면서 민사적인 부분까지 청구하지 않게 한다는 ‘부제소합의’를 기재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합의한다면 추후 민사적인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었더라도 무용지물이 되게 됩니다.
민사소송을 통하여 가해자에게 받은 피해는 보상받을 수 있으므로, 가해자가 처벌을 받게 하면서, 피해보상도 받아야 합니다. 이럴 때는 ‘형사사건’의 기소처분 및 판결을 근거로 ‘민사’의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형사 문제, 민사 문제를 직면해 혼자 대응하다 보면 당황하기도 하고, 실수하기도 하고, 때로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소송들에 대하여 다년간의 숙련된 경험을 갖고 있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상담을 드릴 수 있는 전문가의 조력을 꼭 받으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유한) 강남 박관우 변호사
이전기사 :행정심판, “행정청의 수질검사가 지연돼 늦어진 지하수 이용허가‘연장’신청 반려는 부당”
다음기사 :문재인 대통령, ‘오경미’ 대법관 임명장 수여…8번째 여성 대법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