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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물 삭제 요청에도 46% 버젓이 방치…불법촬영물 관리 사각, n차 피해 우려

방통위 지정기관 등의 신고·삭제 요청에도 일부 사업자 ‘내 맘대로 처리’
[한국법률일보] 정보통신망을 운영·관리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불법촬영물 신고·삭제 요청을 받아도 사업자 판단에 따라 방치하거나 아예 신고접수 건수에서도 제외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국회의원(광주 광산구갑)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 건수 10,197건 중 절반에 가까운 4,786(46%)에 대해서 부가통신사업자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개인(3,372)과 기관·단체(6,825)가 불법촬영물 등 삭제 요청을 한 건수는 총 10,197건이다. 부가통신사업자는 총 삭제 요청건수 중 절반인 5,407건에 대해 신고?삭제?접속차단을 진행했지만, 나머지 4,786건에 대해서는 부가통신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불법촬영물 등이 아니라고 처리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한 건수는 고작 4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부가통신사업자의 불법촬영물 등 유통방지)는 부가통신사업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정 고시한 기관·단체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지체 없이 해당 정보의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현행법에서는 불법촬영물 등에 대해 삭제하거나 접속을 차단해 유통을 막도록 했지만, 실제 사업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요청도 제대로 하지 않고, 정부 지정기관의 요청에도 따르지 않았다.

심지어, 부가통신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이 벌칙규정이 이행된 사례는 없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법 시행 초기 단계이므로 기관·단체와 사업자 간 협의를 통해 통계 유지 등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연말까지 유예된 기술적·관리적 조치 이행 여부 역시 철저하게 점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전남, 강원 등 6개 시·도에는 불법촬영물 신고·삭제요청 지정기관조차 없어

불법촬영물 등의 후속 조치 관리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한 점도 심각한 문제지만, 광주?전남을 비롯해 강원, 세종, 울산, 충북 등 6개 시·도지역에는 불법촬영물 등 신고·삭제를 요청할 지정기관마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2021년 기준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시한 불법촬영물등에 대한 신고·삭제요청 기관·단체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을 포함해 전국 11개 시·도에 14개 기관이 활동하고 있다.

이용빈 의원은 방통위는 n번방 사건의 사회적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다시금 상기하고, n번방 사건 이후 추진되는 후속 조치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길 바란다.”면서 디지털 역기능 예방 차원에서 방통위가 주도적으로 기관·단체와 사업자 간 소통을 통해 법 시행 초기 발생한 사각지대를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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