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당사자 간 합의로 근로계약이 해지돼 고용변동신고가 적법하게 이뤄졌더라도 나중에 부당해고로 인정된 근로자는 고용노동청이 적극 구제해야 한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합의퇴사가 아닌 부당해고로 인정된 고용변동신고를 취소해 달라는 외국인근로자의 민원에 대해 이를 거부하는 내용의 민원회신을 한 지방고용노동청에 이를 취소할 것을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근로자 A씨는 국내에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해 B회사에서 일하다 임신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회사와 분쟁이 생겨 근로계약 기간 이전에 퇴사를 해야 했다. B회사는 이런 사실을 숨기고 A씨와 합의로 근로계약이 해지된 것처럼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했다.
이후 A씨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자 B회사는 지방노동위원회의 화해절차에서 일부 부당해고가 있음을 시인하고 A씨를 복직시키기로 결정했다.
B회사는 A씨를 복직시키기 위해 지방고용노동청에 기존 신고한 고용변동신고를 취소하려 했지만 지방고용노동청은 “적법하게 신고가 이뤄졌다면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더라도 임의로 취소할 수 없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지방고용노동청의 취소신청을 거부한 처분이 부당하다는 민원을 제기했으나, 지방고용노동청은 노동위원회에서 통보받은 화해조서상의 내용이라 할지라도 고용변동 취소 혹은 원직복직 처리가 당연히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A씨에게 회신했다.
결국 A씨는 지방고용노동청이 고용변동신고 취소 신청을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방고용노동청이 기존의 고용변동신고사항 처리를 소급해 철회하거나 변경해야 할 법적의무가 없으므로 지방고용노동청의 민원 회신내용이 위법하다고 보지는 않았다. 다만 회사가 ‘당사자 간 자율 합의’로 근로계약이 해지됐다고 신고한 부분은 실제 A씨 의사에 반하는 잘못된 신고이고 회사도 일정 부분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지방고용노동청의 민원회신 결과가 A씨의 사업장 변경신청 권리 등을 잃어버리게 하므로 A씨에 대한 구제가 가능하도록 다시 회신할 것”을 결정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민성심 행정심판국장은 “적법한 절차로 처리된 사안이라도 이후 내용상 부당함이 발견되면 공공기관은 이를 적극 시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