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님, 선배 재판관님, 그리고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오늘 헌법재판관으로 첫 출발하는 저희들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지난 33년간 오로지 변호사로만 활동해 왔기 때문에 헌법재판관으로 새 출발을 하는 지금 이 순간, 그 누구보다도 가슴 설레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설립 이후 30년 동안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습과 공권력의 오남용을 시정하고,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조정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생활 속에서 생생히 살아 숨쉬게 하였습니다.
대통령 탄핵사건 등 헌정사의 중요한 고비 때마다 헌법정신을 과감히 선언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발전에도 공헌하였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헌법질서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신장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하신 선배 재판관님들과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임기를 마칠 때까지 여러분이 그동안 쌓아오신 업적과 전통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저의 열정을 다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현재 헌법재판소에는 우리 사회와 국민 생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적 현안들이 집중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외부의 어떠한 힘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헌법질서 수호와 기본권 보장을 위해 소임을 완수해 주길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에 화답할 책무가 있습니다.
저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책무를 수행함에 있어 오늘 여러분 앞에서 몇 가지 다짐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소외된 약자와 소수자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사안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우리 헌법의 참된 의지가 무엇인지, 시대가 바라는 지향점은 어디에 있는지 늘 고민하고 성찰하겠습니다.
사회적 갈등과 이념적 대립이 첨예한 분야에서는 중립성과 균형감을 잃지 않고, 갈등을 치유하며 헌법 정신과 화합의 가치를 추구하겠습니다.
개별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서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자세를 유지하고, 견고한 인권 의식을 바탕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실질적이고 폭넓게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보장받고,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현실 속에서 구체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여러분 앞에서 몇 가지 다짐을 하였지만 이를 온전히 실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고, 여러 모로 제가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혼자의 힘으로는 저의 다짐을 실현할 수 없기에 존경하는 선배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께서 아낌없이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밝힌 다짐들을 한시도 잊지 않고, 항상 초심을 되새기며 저의 소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헌법재판소를 만드는 일에 한 알의 밀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시작하는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9월 21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이 석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