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국방부는 1989년 ‘장교 명예선언 기자회견’ 후 파면된 김종대 예비역 중위에 대한 파면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목) 밝혔다.

1989년 1월 5일 육군 제30사단 공병대대 3중대 1소대장 김종대 중위는 2중대장 이동균 대위와 함께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군 장교로서는 최초로 위관급 장교 5명의 명의로 된 "지금까지 불명예로 군을 이끌어온 정치군인들의 진실한 각성과 반성을 촉구한다."는 명예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장교는 명예선언 다음날 아침 연행돼 군형법 상 정치관여 등을 이유로 구속됐으나 각계 각층의 석방요구로 육군은 이들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사단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1989. 2. 28. 파면했다.

국방부 법무담당관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군 적폐청산위원회는 명예선언으로 파면된 인원에 대해 파면취소를 권고했고, 국방부는 이를 받아들여 파면취소 및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진행했다.”면서, “그러나 김종대 예비역 중위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파면취소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던 중 최근 연락이 돼 이번 파면취소 절차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민주화운동 관련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는 공익적 필요성과 종래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고려 등으로 파면처분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결정으로 김종대 중위에 대한 징계처분의 효력은 상실했다. 다만, 김종대 예비역 중위는 징계처분 당시 단기장교로서 복직되더라도 1989. 6. 30.이 정상적 복무만료일로, 현실적 복직은 불가하다.”면서, “파면일자인 1989. 2. 28.로부터 정상적 복무만료일인 1989. 6. 30.까지로 전역일자를 조정하고, 파면일부터 정상적 복무만료일까지 미지급된 4개월분의 보수를 지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종대 중위와 이동균 대위는 파면당한 후 파면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990년 5월 서울고등법원 특별3부(재판장 고중석 부장판사)는 이동균, 김종대가 낸 파면취소 청구소송에서 “장교 2명이 그들을 포함한 장교 5명 명의로 명예선언이란 의식행사를 가지고 기자회견을 한 행위가 군인복무규율 제38조가 금지하고 있는 ‘군무 외의 집단행위’에 해당한다. 파면처분은 정당하다"며 청구를 기각했고, 1991년 4월 대법원은 파면처분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이들의 파면처분 취소 상고를 기각했다. 이 소송은 故 조영래 변호사가 김 중위와 이 대위를 대리했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있는 상황에서 관계기관이 스스로 징계처분을 취소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국방부 법무담당관실 관계자는, “국방부는 파면취소에 따라 전역일자를 조정하고, 지급되지 않은 보수 등을 지급할 예정”이라면서, “과거사 문제의 완전한 청산으로 사회통합과 미래 지향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정부 기조에 맞춰 앞으로도 국민 눈높이에 걸맞게 과거사 문제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번 사건의 진행경과다.

-1989. 1. 5. 대위 이동균(학군 22기) 및 김종대(학군 25기) 등, 명예선언기자회견

-1989. 2.28. 육군 30사단, 대위 이동균 및 중위 김종대 파면처분

* 명예선언 장교 5명 중 이동균과 김종대에 대해 파면처분, 이청록, 박동석, 권균형에 대해서는 3개월 정직처분

-1991. 4.23. 이동균·김종대 징계취소소송 패소 확정(대법원 90누4839 판결)

-2001.12.11. 총리 직속 민주화운동심의위원회, 대위 이동균 및 중위 김종대를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

-2017.11. 3. 대위 이동균, 군 적폐청산위원회에 파면취소 민원제기

-2017.12.14. 군 적폐청산위원회, 대위 이동균에 대한 파면취소 권고

-2018. 3. 6. 국방부, 대위 ‘이동균’에 대한 파면취소 등 지시(육군 30사단)

* 민주화운동보상법 및 적폐청산의 취지 고려

* 김종대 중위는 당시 소재불명으로 파면취소 의사 등 확인 불가

-2018. 6.29. 중위 ‘김종대’ , 파면취소 및 복직 민원제기

-2018. 7.11. 국방부, 중위 ‘김종대’ 파면취소 등 결정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