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참여정부의 국가인권위원장이었던 최영도(1938.12.17.~2018.6.9.) 인권변호사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의 글을 올렸다.
최영도 변호사는 서울 보성중, 보성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1년 제13회 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1965년 대전지법 천안지원 판사로 임관한 후 대전지법·서울지법 수원지원·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일했다. 1971년 제1차 사법파동 시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서 사법권 독립을 주도하다 법관재임용에 탈락해 법복을 벗어야 했다.
변호사 개업 이후로는 언론중재위원,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 겸 인권위원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한국인권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 참여연대 공동대표, 국가인권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인권변호사와 사회운동가로서 대한민국의 인권 증진에 공헌했다.
미술과 고전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최영도 변호사는 2001년에는 30년간 수집한 문화재급 토기 1,700여점을 국립박물관에 기증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기증관에는 겸산 최영도관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최영도 변호사님의 별세 소식을 듣고, 빈소를 찾아뵙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글을 올립니다.”라면서, “선배님은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대 1세대 인권변호사로서, 후배들에게 변호사가 걸어갈 길을 보여주는 표상이셨습니다.”라고 추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역임하셨는데, 그것이 그 분께 큰 고통을 안겨드렸던 것이 제게는 큰 송구함으로 남아있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최영도 변호사는 2004년 12월 참여정부에서 제2대 국가인권위원장에 임명됐으나, 1980년대 초반의 위장전입 문제가 불거져 2005년 3월 사퇴한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제가 선배님을 더욱 닮고 싶었고 존경했던 것은 클래식 음악과 미술에 대한 깊은 소양과 안목이었습니다. 특히 전통 불교 미술에 대한 조예는 전문가 수준이었습니다.”라면서, “선배님은 평생 수집하신 원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조선시대의 문화재급 토기 1,500여점을 십수년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여, 우리 토기 문화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연구 자료를 사회에 남겨주시기도 하셨습니다.”라고 회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문화재가 국외로 유출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변호사를 하며 번 돈을 모두 거기에 쓰셨다니,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사랑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라면서, “좋은 법률가를 뛰어넘는 훌륭한 인격, 저도 본받고 싶었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였습니다.”라고 존경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가 정치에 뛰어든 후에는 늘 걱정하면서 한결같은 격려를 보내주셨고, 저의 당선을 누구보다 기뻐하셨던 존경하는 선배님, 최영도 변호사님의 영면을 빕니다.”라며 추모의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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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1. 29. 서울지방변호사회 이찬희 회장과 최영도 변호사의 명덕상 수상 기념사진(서울지방변호사회) |
SNS를 통한 법률가들의 최영도 변호사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장도 <삼가 故 최영도 변호사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오늘 우리 법조계의 큰 별 하나가 졌습니다. 사법행정권 남용규탄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을 하루 앞두고 존경하는 최변호사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라고 애도했다.
이찬희 회장은 “최변호사님께서 법조계에 남기신 큰 은혜에 보답하는 의미로 제가 회장이 되어 최변호사님께 이 상(명덕상)을 드리게 된 점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면서, “최변호사님께서 내일 먼 곳에서 시국선언을 응원해 주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최변호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후배들이 변호사님께서 소망하셨던 올바른 사법부가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라고 추모했다.
최영도 변호사는 올해 1월 29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수여하는 최고 명예의 상인 ‘명덕상’을 수상하면서, “법원이 법관을 사찰해 재판의 독립을 침해했다면 사법부는 존재 가치를 의심받게 됩니다. 검사가 샐러리맨화 되어 영혼을 잃는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회에 해악을 끼칩니다. 변호사가 의뢰인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큰 돈을 벌 욕심을 품는다면 범죄자와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며 ‘법조계에 대한 신뢰는 법조인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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