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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팩트 김명훈 기자] 가족 모두가 한국에 거주하고 있어 한국이 삶의 터전이 된 중국동포에게 교통사고를 냈다고 출국명령을 내린 것은 잘못이라는 행정심판 재결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 교통사고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은 조선족 출신 동포 A씨에게 내린 출국명령 처분은 잘못이므로 이를 취소했다고 21일(수) 밝혔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8월 교차로에서 시속 10~20km로 좌회전을 하던 중 휴대전화를 보며 횡단보도를 건너던 B씨를 치는 교통사고를 냈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던 B씨는 다음날 사망했다.
법원은 A씨가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고 유족들과 합의해 유족이 처벌을 원치 않고 있으며, 휴대전화를 보면서 교차로를 횡단한 피해자에게도 적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고 A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얼마 후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은 A씨가 대한민국 국민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출국명령을 내렸다.
이에 A씨는 가족이 모두 오래전부터 한국에 거주하고 있어 중국에는 삶의 터전이 없으며, 자신이 출국하면 가족 생계가 곤란해지기 때문에 출국명령은 너무 가혹하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국가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외국인을 추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A씨가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고 피해자에게도 교통사고 발생에 상당한 과실이 있는 점, 2007년 한국에 입국한 이후 다른 범죄사실이 없는 점, 가족 모두가 한국에 거주하여 중국에 생활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A씨의 출국으로 얻는 공익에 비해 A씨가 입는 불이익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A씨에게 내려진 출국명령을 취소했다.
행정기관이 한 각종 행정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되어 불복하고자 하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는 크게 민원, 행정심판, 행정소송의 3가지 방법이 있다.
구체적인 사안별로 가장 적합한 절차를 선택해야 하는 데, 일반적으로 행정심판은 결정을 권고의 형식으로 내리는 민원에 비해 행정기관을 구속하는 강력한 법적 효력이 있고, 3심으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위법성만 판단하는 행정소송에 비해서는 신속·간이하고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위법성, 부당성, 합목적성까지 판단해 구제의 폭은 훨씬 넓어 국민 입장에서는 매우 효율적이고 편리한 권익구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한편, 5월 1일부터는 개정 행정심판법에 따라 행정심판에 갈등의 조기해결을 위한 ‘조정’ 제도가 도입돼, 행정심판위원회는 사건의 법적·사실적 상태와 당사자 및 이해관계자의 이익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한 후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심판청구의 신속하고 공정한 해결을 위해 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11월 1일부터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행정심판 ‘국선대리인’ 제도가 시행돼, 행정심판 청구인이 경제적 능력으로 대리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행정심판위원회에 국선대리인 선임해 줄 것을 신청할 수 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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