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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한다며 임차인 계약갱신요구 거절 후 집 비워둔 임대인···실거주 입증 못해 손해배상책임

광주지방법원 박상현 부장판사, “집 비워뒀더라도, 실거주 의사가 허위면 계약갱신요구권 침해 불법행위”
[한국법률일보]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한 후 임대주택을 비워뒀더라도 실거주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방법원 제4민사부는(재판장 박상현 부장판사, 이용석·변종두 판사)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한 임대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최근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668,12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는 판결을 선고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광주의 한 아파트 임차인 A는 2021년 3월 임대차계약 만료 4개월 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으나, 임대인 B는 본인 혹은 직계비속이 실제 거주하겠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결국 A는 다른 집을 구해 이사를 가게 됐다.

그런데, A는 이사 후 B가 해당 주택에 전입신고조차 하지 않았고, 전기와 수도 사용량도 거의 없었으며, 심지어 A가 퇴거한 지 3개월 후 해당 주택을 월세 매물로 광고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는 B에게 이사비, 중개수수료, 관리비 등 불필요한 지출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고,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법률구조를 통해 항소심을 진행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임대인이 실거주 의사로 갱신을 거절하였는지, 제3자에게 임대하지 않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지, 임차인이 주장한 손해와 갱신거절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였다.

이 재판에서 임차인 A를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임대인의 실제 거주 의사는 본인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며 전입신고 부재, 전기, 가스 등 사용 부족 및 임대 매물 광고 등의 정황상 실거주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의심할만한 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대인 B는 “매물 광고는 공인중개사가 동의 없이 올린 일방적인 행위였고, 자신이 제3자에게 임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광주지방법원 민사4부는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 임대인이 실제로 거주할 의사가 없음에도 허위로 갱신거절 사유를 통지한 것은 부당한 갱신거절에 해당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면서, “이사비와 중개수수료, 중복 임대차 기간 관리비 등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 소송에서 임차인 A를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소속 윤인권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제3자에게 임대하지 않고 비워두었더라도, 실제 거주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으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사례다.”라면서, “주거 안정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허위 갱신거절에 대해 법원이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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