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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청거리 내' 타인간 대화 녹음해 제3자에게 전송하면···1심 '무죄'→2·3심 '유죄'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타인간의 대화 청취 금지행위와 '비공개성’의 구체적 판단기준 제시
[한국법률일보] 귀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최대 거리(가청거리) 내에서 타인 간의 대화를 휴대폰으로 녹음해 제3자에게 전송한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유죄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선고 당시 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로 판단하며 징역 6월과 자격정지 1년의 선고를 유예한 항소심판결이 타당하다며 상고기각 판결을 선고했다.(대법원 2022. 8. 31. 선고 20201007)

A씨는 20179월 부산의 한 교회 사무실에 있으면서 사무실 내에서 B·C·D씨 등이 게임을 하면서 나누는 대화내용을 휴대전화로 녹음한 후 E씨에게 전송했다. 당시 A씨는 B·C·D씨 등의 대화를 들을 수 있는 거리에 있었지만 대화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A씨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고, 이렇게 알게된 대화의 내용을 누설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통신비밀보호법>은 제3조 제1항에서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 16조 제1항에서 3조의 규정에 위반해 위반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그에 따라 알게 된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 법원은 피고인이 가청거리 내에 있었으므로 B·C·D 등의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가 아니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반면 2심 법원은 피고인이 가청거리 내에 있어 이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대화의 내용, 성질, 당사자들의 의도 등에 비추어 일반 공중이 알도록 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죄로 판단하면서, ‘징역 6월과 자격정지 1의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이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A씨는 항소심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상고심을 심리한 대법원 제3부는 “B·C·D 등이 한 대화가 일반 공중이 알도록 공개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그 대화의 가청거리 내에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녹음, 누설한 피고인의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이 된다고 한 원심(항소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의 누구든지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는 녹음하거나 청취하지 못한다.’는 규정은 가청거리 내에서 우연히 타인간의 대화를 청취하게 된 경우까지 처벌 대상인지가 문언상 다소 불분명했는데,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금지되는 녹음·청취의 범위를 명확히 했다.

대법원 제3부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와의 체계적 해석상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금지되는 청취행위는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한 경우로 제한된다.”고 분명히 판시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제14조 제1항에서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 상 비공개성의 의미와 구체적 판단기준도 제시했다.

대법원 제3부는 가청거리 내에서 타인간의 대화를 청취할 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그 대화의 녹음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고, 발언자의 의사와 기대, 대화의 내용과 목적, 상대방의 수, 장소의 성격과 규모, 출입의 통제 정도, 청중의 자격 제한 등 객관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반 공중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된 대화로 볼 수 없다면 이에 대한 녹음이 금지된다.”고 판시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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